바이든 요청 들어주지 않은 사우디, 유가 소폭↑[오늘의 유가 동향]

최근 약세를 보여온 국제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통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를 추가 증산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동안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는 중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근월물(8월물)은 전 장보다 1.9% 상승한 배럴당 97.59달러,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9월물)은 2% 오른 배럴당 101.16달러로 마감했다. 18일 장 초반 소폭 하락해 브렌트유는 100달러 선에서, WTI는 96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걸프협력회의(GCC)와 정상회담에서 "국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는 동의했다.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을 포함한 23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8월 3일 회의 때 원유 증산 결정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OPEC을 대표하는 사우디는 냉담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 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요구를 일축했다. 당분간 예상치인 하루 75만 배럴 이상의 추가 증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앞으로도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최근 유가의 하락세로 경기침체 우려가 가격에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창립자는 "WTI 가격은 연말까지 배럴당 130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며 "내년 수요는 하루에 100만 배럴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의 수요가 유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