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빛난 中 태양광…뜨는 해일까, 지는 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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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하에 태양광 발전 인프라를 빠르게 깔고 있는 중국의 태양광 ETF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태양광 관련 종목을 추천 종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여러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시장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한경ESG] 투자 트렌드 ‘중국이 태양광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6월 말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시장을 중국이 장악할 우려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둘러 국내 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치열한 미·중 간 에너지 패권 전쟁에서 중국은 태양광 밸류체인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호재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투자자들은 중국의 태양광 시장 장악력에 발빠르게 배팅하고 있다. 최근 중국 태양광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하락장에서도 독주를 펼친 이유다. 하지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돌발 악재와 널뛰는 수익률에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시장을 비롯해 만년 기대주로 전락한 태양광 투자는 빛을 볼 수 있을까. 다양한 셈법에 따라 좌우되는 태양광 투자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약세장 녹여낸 中 태양광
다중 악재에 갇힌 국내외 증시에서 최근 3개월 사이 35%(7월 15일 기준)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ETF가 있다. 국내 유일 중국 태양광 ETF인 ‘SOL 차이나태양광CSI’다. 국내 상장한 593개 ETF 중 해당 기간에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고위험 상품 중 하나인 레버리지(주가 상승률의 2배 수익) 상품보다 수익률이 높다. 국내 코스피지수가 한 달 사이 5% 남짓 하락할 때도 15%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SOL 차이나태양광CSI는 태양광 소재·부품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업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세계 최대 태양광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인 융기실리콘자재를 비롯해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중환반도체, 태양광 인버터 생산업체인 양광전력 등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력한 태양광 정책이 투자자를 끌어들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60 탄소중립’을 내건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량의 3분의 1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채울 계획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도시·농촌 건설 분야에서의 탄소중립 실시 방안’에는 2025년까지 신설되는 공공기관 건물과 공장의 50%에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아울러 기존 공공기관 건물 옥상에도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태양광발전 인프라를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 중국 태양광 투자가 고수익을 내는 비결로 꼽힌다. 태양광발전의 기초 소재로 꼽히는 폴리실리콘의 경우 중국이 10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밖에도 태양광 모듈 생산량, 태양광 설비용량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태양광을 추천하는 이유는
국내 증권사도 태양광 관련 종목을 추천 종목에 속속 포함시키고 있다. 태양광발전이 여러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시장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소다.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그간 높은 비용 탓에 확산 속도가 더뎠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태양광은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중 태양광발전 비용이 최근 10년간 가장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 여러 악재로 인한 약세장에서 그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성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신한금융투자는 7월 해외 주식 추천 종목 3개 중 2개를 태양광 관련 종목으로 채웠다. 미국의 대표적 태양광 인버터(전기변환 장치) 생산업체인 인페이즈에너지와 미국 가정용 태양광 설치업체인 선런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인페이즈에너지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성장률이 100%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로 인해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선런에 대해선 “폭염으로 전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는 만큼 유일한 단기 대응책으로서 정부와 민간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올해 설치 전망치가 상향된 데다 원가 상승분이 판가에 전가되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중국 폴리실리콘업체 통위를 추천주로 꼽았다. 중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고, 정책 효과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셀 부문 성장세도 지속될 전망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통위의 올 상반기 이익은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다.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오른 덕분이다. 중국비철금속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 기준 1kg당 273위안으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초 대비로는 26%가량 올랐다. 지난 5월까지 중국에서 신설한 태양광발전 용량은 23.71GW로, 전년 동기 대비 139.3% 늘었다.
삼성증권은 7월 셋째 주 추천 종목에 OCI를 포함했다.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규제에 따른 폴리실리콘 사업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본 것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중국 위구르족 강제노동금지법 발효로 한국산 태양광 제품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OCI는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 넘게 하락한 상황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OO를 확인하고 투자하라”
하지만 태양광발전이 투자 대상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기에는 아직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미국 태양광 시장도 정부 정책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미국 민주당 조지프 맨친 상원의원이 세금 인상을 동반한 기후 협약 관련 지출안에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태양광 관련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도 유가 하락과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에 다소 주춤한 상태다. 그간 급등했던 태양광 투자가 가파른 하락세를 경험한 사례도 투자자들을 움츠리게 하는 요소다. 지난 2020년 1년 사이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던 인베스코 태양광 ETF는 이듬해 맥을 추지 못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체에너지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2008년 상반기 가격이 폭등했던 태양광 ETF도 당선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러·우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강화 등으로 태양광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폴리실리콘 등 소재 가격의 변화, 제로코로나 등 정책의 방향성 등을 확인하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한국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