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 과소평가...시장 실망감 상당해"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머스는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여전히 과소평가 하고 있다"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이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이날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은 연준이 통화정책에 실패한 해로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머스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을 때, 연준이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통제에 나섰어야 했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간과하며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탓에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연준 위원들이 2023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2024년 실업률 목표치를 4.1%로 제시했는데 '굉장히 허무맹랑(highly implausible)'한 수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서머스는 미국의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서머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9%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아직도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제에 대한 비현실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이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일이 연준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면서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강조하는 경제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이날 서머스는 달러 강세 지속과 신흥국의 경제 전망에 대한 발언도 내놨다.

서머스는 "일부 신흥국이 달러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998년도 같은 외환 위기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화정책이 불안정한 터키,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또한 엔화 약세 지속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 중앙은행이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엔화 가치를 회복하는데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욕포스트)


홍성진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