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능가한다는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들...현실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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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인공지능(AI)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인텔 등 빅테크 출신의 인재들이 AI스타트업으로 몰리고, 이들이 내놓은 제품이 최근 여러 평가에서 글로벌 기업의 반도체 성능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AI는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바탕 기술'이라는 점에서 한국 AI반도체의 약진은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AI반도체의 쓰임새와 관련 기업들의 과제를 한경 긱스(Geeks)가 분석했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결을 펼쳤던 6년전만 해도 AI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술이거나 학계에서 연구하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IT업계의 '바탕 기술'에 가까워졌다. 그만큼 쓰임새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도 AI가 관심사다. AI를 활용해 반도체의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도 AI반도체에 관심이 많다. 반도체 기술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하기 때문이다.반도체는 경제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 안보 상 필수 자산으로 꼽힌다. IT 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사용처가 계속 늘고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선전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열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규모가 1245억달러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5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시장의 두 배 이상(2724억달러)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역시 AI 연산을 위해 제작된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성능이 부족했다. 그래서 GPU의 병렬 처리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AI만을 위한 전용 반도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CPU, GPU보다 널리 쓰이지는 못하지만 AI가 필요한 특정 분야에서는 효과적인 반도체다. AI에 특화됐다는 의미에서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 처리장치)라고도 불린다.AI 반도체는 내부 설계 구조에 따라 GPU, FPGA, ASIC, 뉴로모픽(Neuromophic) 반도체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맞게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다. 활용 목적에 따른 회로 유연성이 강점이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특정 목적에 따라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다. 처리가 속도가 가장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구조가 아닌 인간의 뇌(뉴런-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연산처리,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반도체 기술이다. 성능과 전력 이용 효율성은 기존 반도체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범용성이 낮고 아직은 개발 단계다.AI의 확산으로 AI 반도체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9년 134억9000만달러에서 2025년 767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28.2%의 성장률이다. 이 시장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퀼컴, 인텔, 엔비디아는 물론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도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작업체와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는 반도체 제작보다는 회로 설계(팹리스)가 더 중요하다. 거대 시설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와 달리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리벨리온은 올해 '아톰', 내년 ‘리벨’ 등 맞춤형 AI 반도체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아톰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다.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가 가장 많이 쓰는 곳이다.오픈엣지테크놀로지(오픈엣지)는 AI 반도체의 설계자산(IP) 전문 기업이다. 2017년 12월 설립된 오픈엣지는 AI 반도체 기판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설계자산을 제작해 반도체 회사에 판매한다. 반도체 칩 생산량에 따라 로열티 수입도 늘어나는 사업 모델이다. 사업 모델이 해외 반도체 설계자산기업 ARM과 비슷하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던 이성현 대표가 SK하이닉스, 칩스앤미디어 등의 연구원들과 창업했다.
오픈엣지는 차량용 AI 반도체의 핵심인 NPU와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내주는 메모리 시스템을 모두 제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오픈엣지의 IP을 적용한 AI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량이 절반으로 줄고 연산 효율은 30%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 1월에는 기술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나이스디앤비 예비기술성평가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 처음으로 AA등급을 받았다. 오픈엣지는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딥엑스도 국내 대표적인 AI반도체 스타트업 중 하나다. 애플 '아이폰X'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만든 김녹원 대표가 2018년에 창업했다. 특정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일명 '엣지용 AI 반도체'를 개발한다.'엣지용 AI 반도체'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딥엑스의 NPU는 단말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데이터센터와의 연동 없이 저전력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다. 창업한 지 4년 만에 AI 반도체 관련 30여개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100건 이상의 특허도 확보했다.
주요 제품인 ‘딥엑스 시리즈’는 NPU 기반 시스템온칩(SoC)이다. SoC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부와 디지털 및 아날로그 신호를 제어·가공·처리하는 프로세싱부로 구성된 반도체다. 딥엑스 시리즈는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최적화하면서 낮은 전력 소모에도 높은 연산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딥엑스는 올해부터 딥엑스 시리즈를 DX-L1, DX-L2, DX-M1, DX-H1 네 가지 솔루션으로 구성해 내놓을 계획이다. 사용 분야에 따라 연산 성능의 수준을 따져 고객사는 자사에 맞는 솔루션을 선택하면 된다. 모두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얼굴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분류, 화질 개선 등의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결과를 추론하는 데 최적화된 AI 칩을 설계 중이다. AMD,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 연구를 하던 백준호 대표가 2017년 퓨리오사AI를 창업했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세계적인 AI 반도체 성능 경연대회에서 미국 엔비디아를 제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 번째 시제품인 ‘워보이’가 글로벌 AI반도체 대회 ‘MLPerf(엠엘퍼프)’ 추론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T4’를 넘어서는 성능 지표를 인정받았다. 워보이는 고성능 컴퓨터 비전(시각 인식) 활용에 적합하게 설계한 반도체다.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원하는 것을 찾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술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전문 벤처캐피털(VC)의 한 심사역은 “일부 스타트업은 해외업체보다 기술이 뛰어나다고 주장하지만 면밀하게 보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며 “전체 10개 항목 중 1개 정도는 뛰어날 수는 있지만 종합 점수로 보면 글로벌 상위권 기업과 격차가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좋아도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AI 반도체가 필요한 업체는 성능뿐만 아니라 충분한 검증을 통해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과 안정성도 인정받은 반도체를 선호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0.1초라도 문제가 생겨도 서비스 이용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고 익숙한 외산 AI 반도체를 계속 쓰기 쉽다”고 설명했다.
참, 한가지 더
세계는 AI 반도체 전쟁
세계 각국은 자국의 AI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5년간 원천 기술 확보에 1조200억원을 투입하고, AI 반도체 전문 인력 7000명 이상을 양성하는 것이 골자다. AI 반도체 기술 선도국인 미국과 10억원 규모의 신규 과제도 올해 착수한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위해 시장 수요도 직접 만들 계획이다. 광주에 조성할 정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국산 AI 반도체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의 '지능형 철도 방범 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서는 국산 AI 반도체를 적용한 5000여대의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를 전국에 설치한다. 스마트시티 등 AI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정부의 다른 사업에도 국산을 활용할 방침이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AI 등을 7대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 독일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00억 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일본은 자국의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산업의 강점과 결합할 수 있는 해외 첨단 파운드리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
7년 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3% 차지
최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주목받는 제품군이 AI 반도체다. AI가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AI 반도체는 오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3%를 차지할 전망이다.AI 반도체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제품군을 통칭한다. AI가 필요한 서비스의 대규모 연산을 빠른 속도에 작은 전력 소모로 해낸다. 일종의 특화된 비메모리 반도체다. AI 반도체가 나오기 전에는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AI의 연산을 처리했다.CPU는 컴퓨터의 입력과 출력, 각종 명령어 처리 등을 모두 맡는 컴퓨터의 두뇌다. CPU는 보통 데이터를 하나하나 순서대로 직렬로 처리한다. 대규모의 데이터를 동시(병렬)에 분석하는 AI용으로 쓰기에 한계가 있다. GPU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GPU는 고사양의 그래픽 수준이 필요한 게임을 위해 개발됐다.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AI용으로 쓰이기 시작했다.역시 AI 연산을 위해 제작된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성능이 부족했다. 그래서 GPU의 병렬 처리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AI만을 위한 전용 반도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CPU, GPU보다 널리 쓰이지는 못하지만 AI가 필요한 특정 분야에서는 효과적인 반도체다. AI에 특화됐다는 의미에서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 처리장치)라고도 불린다.AI 반도체는 내부 설계 구조에 따라 GPU, FPGA, ASIC, 뉴로모픽(Neuromophic) 반도체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맞게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다. 활용 목적에 따른 회로 유연성이 강점이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특정 목적에 따라 제작된 주문형 반도체다. 처리가 속도가 가장 빠르고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구조가 아닌 인간의 뇌(뉴런-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연산처리,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반도체 기술이다. 성능과 전력 이용 효율성은 기존 반도체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범용성이 낮고 아직은 개발 단계다.AI의 확산으로 AI 반도체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9년 134억9000만달러에서 2025년 767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28.2%의 성장률이다. 이 시장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퀼컴, 인텔, 엔비디아는 물론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도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작업체와 SK텔레콤, KT 등 통신사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도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는 반도체 제작보다는 회로 설계(팹리스)가 더 중요하다. 거대 시설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와 달리 관련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주목받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2020년에 창업한 리벨리온은 지난해 말 파이낸스용 AI 반도체 '아이온'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온은 기존 시장의 강자였던 인텔의 ‘고야’보다 처리 속도가 30% 빠르고, 전력 소비 효율은 배 이상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벨리온은 회사를 설립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아이온을 개발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회사)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아이온 제작을 맡은 것도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상황에서 TSMC가 신생 기업의 일감을 맡았기 때문이다.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인텔, 삼성, 스페이스X를 거쳐 모건스탠리에서 퀀트(계량 분석) 개발자로 근무했다.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BM 왓슨연구소에서 AI 반도체 수석설계자였다. 의료 AI 스타트업 루닛에서 딥러닝 기술 개발한 김효은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리벨리온에 합류했다.리벨리온은 올해 '아톰', 내년 ‘리벨’ 등 맞춤형 AI 반도체를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아톰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다.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가 가장 많이 쓰는 곳이다.오픈엣지테크놀로지(오픈엣지)는 AI 반도체의 설계자산(IP) 전문 기업이다. 2017년 12월 설립된 오픈엣지는 AI 반도체 기판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설계자산을 제작해 반도체 회사에 판매한다. 반도체 칩 생산량에 따라 로열티 수입도 늘어나는 사업 모델이다. 사업 모델이 해외 반도체 설계자산기업 ARM과 비슷하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던 이성현 대표가 SK하이닉스, 칩스앤미디어 등의 연구원들과 창업했다.
오픈엣지는 차량용 AI 반도체의 핵심인 NPU와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내주는 메모리 시스템을 모두 제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오픈엣지의 IP을 적용한 AI 반도체는 기존 AI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량이 절반으로 줄고 연산 효율은 30%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 1월에는 기술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나이스디앤비 예비기술성평가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 처음으로 AA등급을 받았다. 오픈엣지는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딥엑스도 국내 대표적인 AI반도체 스타트업 중 하나다. 애플 '아이폰X'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만든 김녹원 대표가 2018년에 창업했다. 특정 단말기에서 사용하는 일명 '엣지용 AI 반도체'를 개발한다.'엣지용 AI 반도체'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 딥엑스의 NPU는 단말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데이터센터와의 연동 없이 저전력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강점이다. 창업한 지 4년 만에 AI 반도체 관련 30여개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100건 이상의 특허도 확보했다.
주요 제품인 ‘딥엑스 시리즈’는 NPU 기반 시스템온칩(SoC)이다. SoC는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부와 디지털 및 아날로그 신호를 제어·가공·처리하는 프로세싱부로 구성된 반도체다. 딥엑스 시리즈는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최적화하면서 낮은 전력 소모에도 높은 연산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딥엑스는 올해부터 딥엑스 시리즈를 DX-L1, DX-L2, DX-M1, DX-H1 네 가지 솔루션으로 구성해 내놓을 계획이다. 사용 분야에 따라 연산 성능의 수준을 따져 고객사는 자사에 맞는 솔루션을 선택하면 된다. 모두 딥러닝 기반의 객체 인식, 얼굴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분류, 화질 개선 등의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를 지원한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결과를 추론하는 데 최적화된 AI 칩을 설계 중이다. AMD,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 연구를 하던 백준호 대표가 2017년 퓨리오사AI를 창업했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세계적인 AI 반도체 성능 경연대회에서 미국 엔비디아를 제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 번째 시제품인 ‘워보이’가 글로벌 AI반도체 대회 ‘MLPerf(엠엘퍼프)’ 추론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T4’를 넘어서는 성능 지표를 인정받았다. 워보이는 고성능 컴퓨터 비전(시각 인식) 활용에 적합하게 설계한 반도체다.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원하는 것을 찾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밋빛 미래?
국내 유망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시장의 검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우려다. AI 반도체용 IP를 개발한 업체를 제외하고 상용 제품을 내놓은 기업이 아직 없다. 모두 아직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고객사가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3년 후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특별한 매출 없이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기술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전문 벤처캐피털(VC)의 한 심사역은 “일부 스타트업은 해외업체보다 기술이 뛰어나다고 주장하지만 면밀하게 보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며 “전체 10개 항목 중 1개 정도는 뛰어날 수는 있지만 종합 점수로 보면 글로벌 상위권 기업과 격차가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좋아도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AI 반도체가 필요한 업체는 성능뿐만 아니라 충분한 검증을 통해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과 안정성도 인정받은 반도체를 선호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0.1초라도 문제가 생겨도 서비스 이용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고 익숙한 외산 AI 반도체를 계속 쓰기 쉽다”고 설명했다.
참, 한가지 더
세계는 AI 반도체 전쟁
세계 각국은 자국의 AI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5년간 원천 기술 확보에 1조200억원을 투입하고, AI 반도체 전문 인력 7000명 이상을 양성하는 것이 골자다. AI 반도체 기술 선도국인 미국과 10억원 규모의 신규 과제도 올해 착수한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을 위해 시장 수요도 직접 만들 계획이다. 광주에 조성할 정부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국산 AI 반도체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의 '지능형 철도 방범 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서는 국산 AI 반도체를 적용한 5000여대의 지능형 폐쇄회로TV(CCTV)를 전국에 설치한다. 스마트시티 등 AI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정부의 다른 사업에도 국산을 활용할 방침이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AI 등을 7대 전략 분야로 선정했다. 독일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00억 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일본은 자국의 반도체 소재·제조장치 산업의 강점과 결합할 수 있는 해외 첨단 파운드리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