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멕시코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CATL은 50억달러(약 6조5천800억원)를 투입해 테슬라와 포드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공장 후보자로는 미국 텍사스 접경 지역인 멕시코 치와와주의 시우다드 후아레스와 코아우일라주 살티요 등 두 곳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치와와주-미국 뉴멕시코주 간 국경검문소와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테슬라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의 경우 지난 4월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불법 마약·이민 단속을 위해 국경에서 영업용 차량 단속을 강화하면서 배송·통관 지연 등이 우려된다.
하지만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경우 텍사스 국경을 통하지 않고 뉴멕시코주로 우회해 테슬라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CATL은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예정지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켄터키주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이제 계획을 바꿔 미국과 멕시코에 공장을 각각 1곳씩 짓는 분할 투자도 고려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CATL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총 투자 규모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CATL이 북미 지역에 생산 용량 8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CATL이 미국과 멕시코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분할 투자하려는 것은 최근 미중 관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CATL은 수년 동안 미국 내에 공장을 지으려 했으나, 갈수록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경쟁사인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확정함에 따라 '작전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CATL은 멕시코에서 배터리셀을 만든 뒤 이를 미 켄터키주로 보내 배터리팩으로 조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ATL은 2020년 켄터키주 글래스고에 있는 한 인쇄 공장을 매입한 바 있다.
CATL은 테슬라와 BMW, 폭스바겐(폴크스바겐)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편,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이 33.9%로 단연 1위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 14.4%, 비야디(比亞迪·BYD) 12.1%, 파나소닉 10.5%, SK온 6.8%, 삼성 4.4%, CALB 4.3%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