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통큰 투자에도 주가 '뚝뚝'…사외이사 '줍줍'

1년 새 주가 30% 넘게 하락
증권가도 목표주가 낮춰잡아

반도체·회계 전문가 등 사외이사
"투자 매력" 1억어치씩 사들여
포스코케미칼 주가가 최근 1년 새 30% 넘게 빠진 데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 사외이사인 권오철 전 SK하이닉스 사장과 윤현철 예일회계법인 회장이 지난달부터 포스코케미칼 주식을 1억원 안팎씩 사들여 주목된다. 이 회사가 1조1000억원대 투자를 발표한 데다 일부 자동차업체와 양극재 합작사업을 타진하는 등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저평가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케미칼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0원(2.75%) 오른 11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3.2%나 빠졌다. 최근 1년 동안은 33.7%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투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포스코케미칼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8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포스코케미칼 사외이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 매수에 나섰다. 권 사외이사는 지난달 3일 이 회사 주식 800주를 주당 13만1500원에 1억520만원어치 사들였다. 그는 20년 가까이 SK하이닉스에 몸담은 반도체 전문가다.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2002년 SK하이닉스 전략기획실장(전무), 2005년 중국 생산법인 이사회 의장, 2010년 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 등을 지냈다.윤 사외이사도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이 회사 주식 900주를 주당 11만250원에 9923만원어치 매입했다. 그는 30년 동안 삼일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했고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공인회계사회 이사를 지냈다. 회사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포스코케미칼의 투자 계획 등을 보고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양극재와 음극재 등 2차전지 설비에 1조1433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2022~2024년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에 6154억원 △음극재 공장에 1461억원 △내화물에 306억원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합작에 351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GM과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하고 8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포스코케미칼은 다른 자동차업체와의 합작·수주 계약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대박’ 기대가 나오는 만큼 주가 반등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양극재사업부의 성장이 본격화하는 시기인 만큼 하반기부터는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