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녹색에너지에 포함"…'탈원전 백지화' 작업 잰걸음

환경부, 尹대통령에 업무보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8일 “원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포함하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겠다고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원전 강화와 원전 수출 확대 정책에 탄력이 붙게 됐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원전 활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원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켜 금융권의 녹색투자를 유인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이달 관계 부처 협의, 7월 말~8월 초 관련 계획 초안 발표 후 이르면 9월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확정하겠다고 했다.한 장관은 “녹색분류체계 포함 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연합(EU)이 부여한 안전기준을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하겠다”고 보고했다. EU 의회는 지난 6일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사고 저항성 핵연료 적용’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제시했다. 환경부도 이를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도 업무보고에서 “원전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작업에 착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는 방안은 윤석열 정부 출범 때부터 어느 정도 예고되긴 했지만 EU 의회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밸브를 잠그면서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진 점도 우리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전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면 원전 수출에도 호재다. 녹색채권, 녹색기금 등 각종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곽용희/김소현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