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나는 로펌 신입변호사 연봉, 입사 5년차부터 연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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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율촌 '여름 인턴십'...로펌 입사 Q&A]"과제나 소장 작성때 비문을 피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율촌의 인재채용 철학은 '전문성, 윤리성, 협동정신'
"소장 작성땐 '주시상목행 'IRAC' 꼭 생각해야
판례 3년치 읽고 또 읽으면 리걸마인드 생길 것"
"문장을 쓸때는 '주시상목행(주어,시점,상대방,목적어,행동)'을 기억하고, 문단을 볼때는 'IRAC(이슈,룰,사실관계 어플리케이션,결론)'을 생각하면 됩니다."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파르나스타워 38층 강의실에선 법무법인 율촌의 로스쿨 1학년생 여름 인턴십 '질문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예비 법조인들의 궁금증에 대해 답변자로 나선 정준우 변호사(공정거래 부문, 로스쿨 3기 2014년 입사)는 "학교나 로펌 입사때 주어진 과제를 채점하는 법률가들은 '주시상목행'과 'IRAC'훈련이 잘 되어 있는 분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꼼꼼함과 성실함이 법률가에게 필요하다"며 "사소한 흠결을 찾는 디테일을 갖춘 변호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율촌은 지난 6월 20일부터 3주동안 세차례 걸쳐 로스쿨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여름인턴십을 열었다. 주요 대형 로펌들은 별도의 신입채용 대신 인턴십을 통해 신입변호사를 채용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율촌은 2009년 겨울부터 인턴십 신입 변호사 채용을 처음 도입했다. 율촌 경력개발위원회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표정률 변호사(송무 부문, 2012년 입사)는 "5일간의 인턴십 기간동안 지원자들의 리걸마인드와 협업하는 자세 그리고 율촌에 대한 관심을 보기 위해 인턴십을 통해 신입변호사를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율촌은 지난 7월11~15일까지 로스쿨 1학년생 47명(남자 20명, 여자 27명)을 대상으로 체험형 인턴십을 열었다. 170명이 지원해 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생들을 위한 강의, 과제물 피드백, 멘토링 등을 위해 현직 변호사 30여명이 투입됐다. ◆신입 변호사 연봉은
이날 오후 두시간동안 진행된 '질문있습니다'프로그램에선 신입 변호사 채용부터 복지·처우까지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정준우 변호사는 미리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현장에서도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 리걸마인드를 향상시키는 방법이 있나요
"로펌은 채용시 리걸마인드(법적 사고력)를 갖춘 변호사를 선호한다. 최근 3년간의 민법·형법 판례를 뽑아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대법원 판례는 가장 많은 법률가들이 인정할 수 있는 내용과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판례를 많이 읽 다보면 리걸마인드로 사고하고, 논거를 찾고,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 채용시 변호사 자격증 이외 다른 전문 자격증도 많이 보는가
"율촌 조세부문 기준으로 로스쿨 1기 이후 조세 분야 변호사 19명 가운데 40% 정도만 자격증이 있다. 자격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률가로서의 소양이 중요하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율촌은 세무 조세분야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로스쿨 재학중 변호사시험 이외 선택법에 관심을 가지기 쉽지 않다.
"로스쿨 재학중 반드시 조세, 공정거래 등 특수분야를 많이 익힐 필요는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직장생활을 몇년간 한 후 로스쿨에 입학했다. 현재 맡고 있는 공정거래 분야는 1년차에 처음 접했다. 재학중 조세, 공정거래 등 특정 세부 법률을 직접 공부하는지보다 여러 기회를 통해서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로스쿨때 탐방프로그램이나 세미나, 학회 모임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관심의 끈을 놓치 않는 것이다. 인턴십때 과제 평가는 지원자의 특정 법률에 대한 지식보다는 지원자가 가진 법률가로서의 보편적인 자질과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채용때 민법성적을 중요시한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법은 상식을 정제된 용어로 규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법이 특히 그렇다. 민법을 많이 공부하면 합리적이면서 법적 규범에 부합하는 사고와 논리를 배우게 된다. 때문에 채용때 민법에 대한 소양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민법 성적이 안좋고 다른 법과목 성적이 좋다면 그 이유를 잘 설명하면 된다. 민법성적이 절대지표는 아니다."
-인턴십 과제 제출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
"두괄식으로 쓰고 문장은 짧고 간략히 써야 한다. 소송에서 변호사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판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읽기 쉽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주장과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A4용지 글자크기는 11.5~12포인트면 적당하다."
지난 2017년 법무법인 율촌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율촌20년'을 발간했다. 이 책은 1992년 8월 우창록 법률사무소 시절부터 법무법인 율촌 설립(1997년 7월)과 섬유센터 빌딩 업무 개시, 조세·자문·송무팀 출범(2005년),파르나스타워 이전(2017년)까지의 20년 역사를 담았다. 이 책 217페이지엔 율촌의 인재 영입철학 3가지(전문성, 윤리성, 협동정신)도 제시되어 있다. 우 변호사는 "아무리 똑똑해도 이기적이고 배려하지 못하면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인성을 채용의 중요한 키워드로 제시했다. ◆입사 5~6년때 국내외 연수
-신입 변호사가 받는 임금수준은 어느정도인지
"입사 1년차 신입변호사 연봉은 대략 다른 대형로펌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연차가 올라가면서 평가에 따라 연봉이나 상여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 연차 이후부터는 연봉이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율촌에서는 소속 변호사들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방향성 하에서 임금이나 처우 개선을 지속적으로 신경쓰고 있다."
-입사 후 성장 프로그램은 어떤게 있나
"2007년에 만들어진 율촌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강희철 변호사의 'M&A의 법과 실무'에 대한 특강을 시작으로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지식, 인문, 교양 교육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입사 5~6년이 지나면 13~19개월 국내외 연수를 갈 수 있다. 최근에는 대학원 진학도 많다. 변호사는 계속 자기계발을 통해 법률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우는 직업이다."
-송무와 기업금융 변호사들의 특징이 있나
"송무는 좀 긴 호흡으로 깊이 고민하고 더 좋은 주장, 논리, 증거를 찾아내 승소를 이끌어내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면 어울린다. 한 예로 제가 1년차 시작된 소송이 재작년 끝났다. 7~8년이 걸린 셈이다. 이에비해 자문은 호흡은 상대적으로 짧다.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법적 자문을 구하기에 빠르게 검토해야 한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캐치업하는 민첩함이 요구된다."
-로펌 변호사들에게도 성수기,비수기가 있나
""송무 변호사는 7말8초 법정 휴정기에 휴가를 많이 쓴다.판사 인사철인 2월에도 휴가를 갈 수 있다. 자문 변호사의 휴가철은 따로 없지만, 가령 M&A변호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기에 한 개 프로젝트가 끝나면 좀 쉬는 시기를 가지기도 한다."
-로펌에선 어떤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인가
"로펌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일한다. 의뢰인 고객에게 최고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동료와 협업이 필수다. 함께 일하는 변호사를 배려하고 그들을 도울 때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최고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일 잘하는 변호사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로펌의 변호사는 크게 어쏘(associate)변호사와 파트너 변호사로 나뉜다. 율촌의 경우 어쏘는 입사 1~8년차까지다. 9년차부터 파트너 변호사가 된다. 파트너 변호사는 월급을 받는 IP(인컴 파트너)와 지분을 받는 EP(이쿼티 파트너)로 나뉜다. 현재 율촌의 임직원은 1000명.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가 600명, 경영지원·비서 등 일반직이 400명이다. 각 변호사는 대표부터 어쏘변호사까지 모두 동일한 면적의 개인 방이 주어진다. 업무 분야는 △공정거래 △송무 △기업법무·금융 △조세 △부동산 건설 △IP&테크 △노동 등 7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2014년 출범한 공익법인 '온율'을 통해 법률전문성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현재 삼성역 파르나스타워 17, 22~24, 29, 33~39층 등 총 12개층을 사용 중이다. 39층은 카페 여율, 17층엔 강의실이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