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이자 깎아라"…금리상승기 금리내리는 금융권

시중은행, 취약차주 이자 감면책 잇따라 내놔
"성실상환자에 대한 역차별" 지적도



한국은행의 빅스텝 이후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대출금리 인상 부담이 커질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회사들까지 일명 '이자 감면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그 기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됩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금리 부담이 높아지자, 금융사들이 개인사업자나 연체자 등 취약차주를 위한 이자 감면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부터 연 7%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개인사업자들이 대출기한을 연장할 때 최고 연 2%p까지 이자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하나은행도 올해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개인사업자들 중 연 7%가 넘는 경우 최대 1%p 금리를 우대합니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자들 중 연 5%를 넘는 경우 초과분을 은행이 1년간 지원하는 방안을, 우리은행은 다중채무자에 대한 원금 감면 혜택까지 검토 중입니다.

이밖에도 금융당국은 개별 금융회사가 운영 중인 신용대출119 등 채무조정 지원제도를 적극 이용해 취약차주들이 만기연장이나 대환 등의 지원을 받도록 적극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부실차주의 대출 원금까지 깎아주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추가적인 지원책을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특히 연체 90일 이상의 부실차주에 대해서는 최대 90%의 과감한 원금 감면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인데, 일각에선 성실상환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금융권 관계자 : 아무래도 소외계층이나 취약차주 등에 있어서는 사회공헌 이런 차원도 있고 필요성도 있긴 하겠지만…너무 또 무차별적으로 깎아주는데만 혈안이 되다보면 반대급부가 생길 수 있겠죠.]

현재 금융사들은 당국의 방침에 따라 추가 지원대상에 대한 선별 기준을 마련 중입니다.

금융당국은 논란을 줄이기 위해 공정한 맞춤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순익 감소나 부실 위험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금융사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