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도입했더니...라인플러스 지원자 30% 급증

[기업들 '워케이션'잇단 도입]

워라밸 중시하는 MZ세대 인재 유치 전략
네이버,카카오, 배민, 당근마켓, 야놀자...
국내 뿐아니라 해외 원격근무까지 허용

제주는 '워케이션 상품개발' 본격 나서기도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는 이달 4일부터 매주 추첨을 통해 직원10명을 강원도 춘천에서 4박5일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어디서든 원하는 곳에서 원격근무 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원격근무지를 일본·대만·태국·싱가포르 등으로 확대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18일 '워케이션 상품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민간 투자를 받아 워케이션 빌리지를 조성하고 농어촌 빈집, 유휴시설 등을 활용한 체류형 어케이션 시설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8월에는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참가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코로나로 인해 원격근무를 도입한 기업들이 이젠 '워케이션(일과 휴식의 합성어)'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 민족 등 IT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뿐아니라 해외까지 워케이션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기업들이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우수인재 유치 때문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차별화된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기업들로 몰리고 있어서다. 제주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기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지원사업에 나서고 있다. ◆라인플러스,당근마켓,배민도 '워케이션'
카카오도 일달부터 전면 상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오후2~5시 집중 근무시간과 부서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음성연결과 주1회 대면 회의를 권장하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해외 원격근무도 가능한 '하이브리드 워크 2.0'을 이달부터 실시중이다. 일본,대만,사이판,괌 등 한국과 시차가 4시간 이내인 국가면 어디든 가능하다. 다만, 체류 기간은 90일로 한정된다.
당근마켓도 4월부터 3명 이상의 팀원들이 국내 함께 일하기 제도를 운영중이다. 회사는 숙박비와 교통비, 식비를 지원한다. 야놀자는 지난해 11월부터 강원도 평창·동해, 전남 여수에서 워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내년부터 모든 직원의 괌 몰디브 원격근무를 허용키로 했다.
IT기업 뿐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워케이션 실험에 나서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추첨을 통해 월~목요일까지 제주, 부산,속초 등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JENM은 제주, 한화생명은 강원 양양에서 워케이션을 허용했다.
미국 실리콘 밸리 기업들도 워케이션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9월부터 최장 90일 170여개국에서 근무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클룩도 최장 한달간 세계 어디서든 여행하며 업무를 병행토록 했다.

◆제주 등 지자체 '워케이션 유치전'
기업들이 워케이션 근무 파괴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우수인력 유치'전략이 깔려있다. 최근 IT기업들은 개발자 채용이 어려워지자 고연봉 제시에 이어 MZ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한 워케이션을 들고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워케이션을 도입한 라인플러스는 지난해보다 입사 지원자가 30%나 늘어나 '워케이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워케이션은 다소 여력이 있는 IT기업과 대기업들에 한정 되어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워케이션은 꿈도 못 꾸는 제도"라며 "삼복더위에도 휴가조차 제대로 못가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MZ세대들은 점점 중소기업 취업보다는 워라밸이 보장되는 기업으로 몰리면서 '인력 양극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워케이션 유치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제주, 부산, 남해, 강원도 등 휴양지가 직장인들의 최선호 근무지로 인기를 끌면서 이들 지자체는 '워케이션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카페를 공유오피스로 꾸미고, 호텔에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경남 남해군은 토스직원을 위해 사무실과 숙소를 만들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