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기해"…홈쇼핑에서 김희선을 보게 될 줄이야 [긱스]
입력
수정
유통업계, 소비자 잡기 위해 '콘텐츠 강화'
GS샵, 출연 배우 내세워 드라마 소개 방송
토트넘 초청에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 '껑충'
CU, 자체 드라마 내세워 MZ세대와 소통
"주문하실 것 전혀 없습니다. 매진이 될 것도 없습니다."지난 13일 GS샵 TV홈쇼핑 방송에서 쇼호스트가 한 말입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물건을 팔지 않았습니다. 대신 배우 김희선 씨를 비롯한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의 신부' 출연진이 등장했습니다. 약 30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배우들과 쇼호스트는 작품의 줄거리 및 작품 속 인물에 대한 소개를 이어 나갔습니다.파격적인 연출의 이 방송의 성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시청 가구 수는 KT 인터넷TV(IPTV) 가입자 기준으로 전주 동 시간대 GS샵 방송 프로그램 대비 63% 높게 나타났습니다. GS샵의 주력 프로그램인 '쇼미더트렌드' 보다도 47% 높았습니다.
시청자들이 방송내용이나 상품에 대한 의견을 실시간 채팅창에 보내는 '라이브톡' 메시지 역시 2만1263건에 달했습니다. 시청자들은 "홈쇼핑에서 이런 방송을 하다니 너무 신기하다" "홈쇼핑 채널에서 김희선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데) 주문을 뭘 해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방송을 진행한 주소연 GS리테일 PD는 "라이브톡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송출시스템 과부하로 두세 차례 지연이 있었을 정도"라며 "방송 종료 후에도 노출하지 못한 메시지를 정리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전했습니다.
유통업계 '콘텐츠' 강화…쿠팡 "우리 회원만 토트넘 경기 본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본업인 '물건 판매' 외에 영상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는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운영하고 있는 쿠팡입니다. 2020년 말 '쿠팡플레이'를 선보인 쿠팡은 최근 수지를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 '안나'와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구단을 초청한 '쿠팡플레이시리즈'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373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 62만 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두 달 전인 4월과 비교하면 70만 명 이상이 늘었스니다.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려면 쿠팡 유료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데, 최근 쿠팡이 멤버십 이용 요금을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올린 이후의 MAU 증가라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여기에는 쿠팡이 토트넘 경기를 쿠팡 회원만을 위해 선보이며 차별화된 혜택을 선보인 것이 특히 주효했습니다. 쿠팡은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경기 TV 중계권 판매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플레이 MAU 수가 늘었다면 쿠팡 유료회원 수 역시 늘었을 것"이라며 "유료 멤버십 결제는 처음이 어렵지 한번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이탈하는 사례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나'나 토트넘 경기 시청을 위해 유료 회원권을 구매한 시청자들이 멤버십을 해지하지 않고 쭉 정기결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CU, 자체 제작 드라마로 MZ세대와 소통
BGF리테일은 자체 제작한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CU는 지난달 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점장, 손님이 겪는 이야기를 담은 20부작 드라마를 선보였습니다. 방송 열흘 만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온라인 채널 조회 수는 160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드라마 방영 이후 CU 공식 유튜브 채널 'CU튜브'의 월평균 조회 수는 이전 대비 391.0% 증가했습니다. 신규 구독자도 약 2만 명 늘었다. 채널 전체 누적 조회수 역시 2800만 회에서 3900만 회로 불어났습니다.
연정욱 BGF리테일 마케팅실장은 “편의점 주요 이용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들의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스튜디오들과 협업해 트렌디한 콘텐츠를 적극 발굴함으로써 MZ세대 놀이터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