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구내식당 전용석 등 과잉 의전 구설수(종합)

대구시 "직원들 불편 호소해 칸막이 설치"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후 구내식당에 간부 전용석이 생기고, 출근길 청사 앞 1인 시위를 막는 등 과도한 의전이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 총무과는 이달 초부터 홍 시장과 간부 등이 점심시간 산격동 청사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칸막이 2개로 직원과의 동선을 분리하고 있다.

칸막이가 설치되면서 벽을 따라 놓인 1인용 좌석들과 사각 테이블 여러 개가 치워져 평소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 약 20여 개가 사라졌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면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시장이 점심 식사를 주로 하는 시간대는 낮 12시 30분이다.

정오께부터 칸막이가 설치된 그의 전용석에는 빨간색으로 적힌 '예약석' 팻말이 오르고, 영양사가 물과 수저를 준비한다.

취임 후 유연근무제가 강화됐지만 '낮 12시 중식 시간을 준수하라'는 복무 지시도 동시에 내려지며, 오전 11시 50분부터 낮 12시 20분까지 구내식당은 코로나19로 탄력 운영할 때보다 더 붐비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대구시는 "기존 테이블 4개 중 2개 테이블을 다른 자리로 배치해 전체 좌석 수는 종전과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시는 또 "홍 시장이 식사하는 낮 12시 30분에는 구내식당 내 빈자리가 많아 일반 직원들이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 시장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이 자리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돼 칸막이 구역은 '구내식당 별궁', '전용석'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시청 공무원 A씨는 "홍 시장님이 다 드시고 나가면 칸막이를 조금 옆으로 치우긴 치우는데, 누가 거기에 앉겠냐"며 "피크일 때는 땡볕에 10분 이상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컵라면으로 때우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청 공무원 B씨는 "전임 권영진 시장 계실 때는 직원들이 먹다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자리를 비워줬을 뿐 다른 건 크게 불편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총무과 관계자는 "홍 시장이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면서 일부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해 불가피하게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 전 시장 때 볼 수 없었던 의전은 이날 오전 홍 시장의 동인동 청사 앞 출근길에서도 이어졌다.

대구시는 이날 출근길 인도가 '부지 경계선'이기에 법적으로는 집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도 전체에 파란색, 붉은색 통제선을 설치했다.

동인동 청사 앞 인도 위에서는 한 남성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파란색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고, 홍 시장의 관용차는 동인동 청사 정문 앞이자 인도 위에 정차했다.

정문 앞에는 공보실장, 비서실장, 민원담당관, 기획조정실장 등 고위 간부와 직원, 청원 경찰 등 30여 명이 나와 있었다.

시청 측은 "오늘은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있는 날로 의회 참석차 간부와 보좌진 7-8명이 동인청사 정문앞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외 청원경찰과 관계부서 직원들이 시위와 관련해 청사방호 및 시위자 통제차원에서 청사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