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차별화된 경험과 서비스…고객이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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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2년 제13차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이하 KSQI) 고객접점 부문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조사
34개 산업, 11개 주요 차원 평가
15개 산업서 기업 순위 변동
1등 되기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
광주·부산銀, 엔제리너스 등 첫 1위
2022년 KSQI 고객접점 부문 조사 결과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올해 93점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인 34개 산업 중 15개가 전체 평균인 93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고, 5개는 평균, 14개는 평균 미만 점수를 얻었다. 생명보험, 가전 AS, 수입자동차판매 산업, 인터넷·IPTV AS 등은 96점을 받으며 우월한 서비스 품질을 입증했다. 가구전문점(작년보다 4점 향상)과 헬스케어, 대형슈퍼(각 3점 향상) 등 산업은 서비스 품질이 개선됐다. 공공기관은 91점으로 작년 수준을 유지했고, 광역시청은 90점을 받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보다 다소 상승했다. 올해 신규 조사된 렌탈케어서비스(96점), 홍삼판매점(93점) 등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산업군별로는 제조서비스 기업 중 68.4%, 금융서비스 중 60.7%, 전문AS서비스 중 55.6%가 평균을 초과한 점수를 보였다. 서비스 품질이 우수한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는 뜻이다. 유통서비스 기업 중 평균 초과 점수를 받은 받은 비율은 30.2%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공공서비스의 경우 우수(90점 이상)의 비율이 54.5%였다. 서비스품질 측정을 위한 11개 평가영역 중에서 복장·용모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영역에서의 점수가 상승했다. 기업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직원의 맞이인사가 지난해보다 3점 상승하며 90점 고지를 달성했고, 마무리인 배웅인사는 가장 큰 상승폭(6점)을 보이며 91점을 기록했다. 고객 응대의 시작과 마무리 과정에 대한 기업의 꾸준한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1등이 되는 것보다 지켜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점도 입증됐다. 올해 15개 산업에서 1위 기업 또는 기관의 순위가 역전되거나 공동 1위로 올라서는 변동이 일어났다. 지방은행에서는 광주은행과 부산은행이 5년 연속 1위였던 대구은행을, 커피전문점에서는 엔제리너스가 4년 연속 1위였던 스타벅스를 제치고 새롭게 1위 자리에 올랐다.편의점에서 CU가 GS25를 역전하여 1위를 차지했다. 주유소에서는 SK주유소가 3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기존 1위와 나란히 공동 1위가 된 경우도 다수 나왔다. 백화점에서는 13년 연속 1위인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현대백화점이,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역시 13년 연속 1위인 유스퀘어(광주)와 함께 대전고속버스터미널이, 손해보험에서는 기존의 강자 현대해상과 더불어 삼성화재가 공동 1위에 올랐다.팬데믹으로 고객접점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됐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의 서비스와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접점은 고객에게 다양하고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고객접점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기업들은 오프라인 접점에서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은 기존처럼 상품 판매가 주목적이 아니라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장소로 거듭났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적 변신도 포착된다. 은행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영업점을 줄이고 있지만 특화점포는 늘리고 있다. 주 이용고객의 특성에 따라 영업시간을 저녁까지 확대하고, 간단한 업무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대면 접점의 주된 장점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바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 만지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필립 코틀러는 저서에서 매장은 경험하는 장소로 ‘가야 하는 곳’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은 물론이고 고객들의 감성적인 특성 등 주관적인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기업들은 고객가치에 기반한 서비스 아이덴티티(SI·Service Identity)의 수립과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활동을 펼치고 있다.기업들은 표준화를 넘어 자사만의 독특한 고객경험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혁신할 필요가 있다. 자사만의 고유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 본부장은 “소비자들은 기업과 ‘진정한 연결’을 원하고 있다”며 “온라인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고객경험을 구현한 기업들이 KSQI 고객접점 부문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