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또 오면 못나가" 해외 여름휴가 위한 여권 발급 급증

대구 대부분 자치단체서 여권 발급 신청 지난해보다 5∼6배 증가
여름 휴가 기간 해외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 대구에 사는 A(49)씨는 최근 유효기간이 지난 초등학생 아들의 여권을 새로 만들기 위해 주소지 구청에 다녀왔다. 그는 2019년 여름 휴가를 해외로 다녀온 뒤로 여권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아들의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모르고 있다가 올해 여름 휴가 계획을 짜면서 알게 됐다.

A씨는 매년 가족과 함께 해외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부터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해외 여행이 가능해진 만큼 올해는 웬만하면 해외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지난달까지 줄어들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는 여행 계획을 바꿀 생각은 거의 없다.

대유행(팬데믹)으로 다시 하늘길이 막히면 언제 다시 열릴지 예상을 할 수 없고, 일부 국가에 한정되지만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초등생 아들이 해외 여행을 할 수 있을 때 일단 다녀오겠다는 생각이다.

A씨 가족처럼 해외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여권 발급을 신청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19일 대구 달서구청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여권 발급을 신청 건수는 모두 461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여권 발급 신청 건수(75건)보다 6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이다.

이 기간 수성구에서 여권 발급을 신청한 건수도 5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 건수(110건)보다 5배 이상으로 늘었다. 동구에서는 지난해 48건에서 248건으로, 북구에서는 75건에서 372건으로 늘어났다, 대구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여권 발급 신청이 1년 전보다 5∼6배씩 늘어난 셈이다.

A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 수도 없고, 초등학생 아들이 상급학교에 들어가면 방학이라도 학원 일정 등 가족 여행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더 많아지는 만큼 올여름이 사실상 마지막 가족 여행 기회라고 생각해 아들의 여권을 새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