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해 진행"…정부 행사서만 볼 수 있는 BTS '완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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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2030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서울시 산하 서울관광재단은 18일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동참해 서울 홍보 목적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부산시는 BTS를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했다며 7명 모두가 행사 유치 활동을 벌이고 대규모 콘서트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음달엔 서울 관광 홍보영상 공개
10월에는 글로벌 부산 콘서트도 개최
하이브 "국가 위해, 멤버 전원동의하 진행"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던 BTS의 ‘완전체’ 모습을 정부 기관들 덕분으로만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부산시는 19일 BTS의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을 열었다.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BTS 소속사 하이브 본사를 찾아 위촉장을 전달했다.
행사에는 RM(본명 김남준) 진(김석진) 슈가(민윤기) 제이홉(정호석) 지민(박지민) 뷔(김태형) 정국(전정국) 등 7명 멤버가 모두 등장했다. BTS 멤버가 공식석상에서 한자리에 모인 장면은 6월 14일 유튜브를 통해 팀활동 중단 의사를 밝힌 지 한달여 만이다.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장성민 대통령실 정책조정기획관 등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요 인사까지 참석했으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유튜브를 통해 드러난 영상에서는 장성민 대통령실 정책조정기획관이 BTS 멤버 뷔의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념 촬영을 하다가 배려가 부족한 행동이라는 지적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관광재단은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보다 하루 앞서 BTS의 관광 홍보 동영상 제작 사실을 알렸다. 재단 관계자는 “BTS가 6년간 서울 명예관광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서울시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서울 곳곳의 매력을 지구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함께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동영상은 다음 달 제작에 들어간다. 공개 시점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됐다.
‘그룹’ BTS의 등장은 공익적 배경에서 이뤄졌다. BTS는 2018년, 2020년, 2021년 세 차례 UN 총회 회의 프로그램에 참석해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사회적으로 뜻깊은 행사에 관심을 보여 왔다.
부산엑스포와 관련해 하이브는 지난 6월 부산시와의 업무협약(MOU)를 맺고 박람회 유치를 위한 홍보에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이브 관계자는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은) 국가와 부산에 중요한 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멤버들 동의 하에 진행하게 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에 대형 콘서트에도 출연한다.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참여해 교섭활동과 함께 BIE 총회 경쟁 프레젠테이션, BIE 사무국의 부산 현지 실사 등에도 적극 나선다.
리더 RM은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꼭 개최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며 “10월에 열리는 글로벌 부산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으로 박람회 유치를 위해 애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관광 홍보영상도 BTS의 쇼 비즈니스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BTS 멤버들이 서울의 매력을 직접 소개하는 형식으로 ‘관광강국’을 위한 자원봉사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BTS는 39개의 유튜브 조회수가 1억뷰를 넘는 뮤직비디오만 39개를 갖고 있다. BTS의 등장만으로도 지구촌 전체를 관통하는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정부의 요청으로만 BTS ‘완전체’를 접할 수 있게 되는 상황에 대해 하이브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반응이다. BTS 멤버들이 휴식기간을 갖겠다는 이유로 팀단위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공익 요원’으로 활동이 이어지는 모습이 연출되면서다.
BTS가 그룹 차원으로 대중 앞에 서는 이벤트는 공교롭게도 정부 차원의 이벤트들 밖에 없다. 하이브 관계자는 “BTS가 해체되거나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개인과 팀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