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메카' 대학로 다시 깨어날까…공공 공연시설 잇따라 개관(종합)

동숭아스센터 자리에 공공 소극장 '쿼드' 20일 개관…258석 블랙박스 공연장
11월 서울연극센터 재개관·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오픈
서울문화재단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공공극장 '대학로극장 쿼드(QUAD)'를 20일 개관한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지하에 조성된 '대학로극장 쿼드'는 연극·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열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이다.

대학로의 상징적인 극장이던 옛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서울문화재단이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김영호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은 20일 오전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980년대에 대학로의 랜드마크였던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을 새로운 공연장으로 만들며 그대로 두기보다는 새로운 식구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대적인 블랙박스 극장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브랜드 컨설팅과 1천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이름 '쿼드(QUAD)'는 사각형의 공간을 의미하며 공연장의 블랙박스 형태를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블랙박스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장르와 형식에 제약 없이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이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다양한 공연예술의 창·제작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이를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있는 공공극장에 공급하는 '1차 창·제작 중심의 유통극장'을 지향한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작 작품들을 25개 자치구에 공급하는 것은 창작된 공연이 사장되지 않고 재공연을 거쳐 레퍼토리화 되기 위해 필요한 유통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일한 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장은 "이곳에서 해마다 50여 개의 작품과 200여 회 공연이 무대에 오르며 2천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20일 개관식을 열고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6주간 개관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21일 열리는 몰토 콰르텟의 'JUST BACH'(저스트 바흐) 공연을 시작으로 극단 풍경의 연극 'OiL(오일)'(29∼31일), 99아트컴퍼니의 무용 공연 '제ver.2 <타오르는 삶>'(8월 4일), 천하제일탈공작의 탈춤극 '풍편에 넌즞 들은 <아가멤논>'(8월 18∼21일) 등 클래식부터 연극, 무용, 국악을 아우르는 공연 12편이 관객과 만난다.

8월 6일에는 밴드 이날치·콜드플레이와 협업으로 화제가 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공연 '생 날 몸뚱아리'가 열린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11월에는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했던 서울연극센터가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도 새로 문을 연다.

이를 통해 지나친 상업화로 영세 상인이나 예술인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과 팬데믹 등으로 위축된 대학로에 문화예술생태계를 다시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의 중심인 대학로에 대학로극장 쿼드, 서울연극센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를 개관해 시민이 다시 찾는 새로운 대학로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관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은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메카인 대학로에 새로운 공공극장이 태어나는 것만으로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는 예술가의 심장박동은 빨라질 것"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김보람 감독은 "공연예술의 붐이 곧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극장이 그 붐의 주인공으로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