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마진 급락에 '주춤' 정유주…"싸이클상 꼭대기"

정유주 실적이 산업 싸이클 상 '꼭대기'에 근접했다는 증권가의 판단이 나왔다.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둔화, 정제마진 축소 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NH투자증권은 S-Oil의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2만원으로 33% 하향했다. S-Oil은 올해 상반기에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도 영업이익은 기대보다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26% 하향 조정했다. 1·2분기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정제마진이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1일 배럴당 30달러가 넘었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이달 18일 기준 6.8달러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석유·가스 재고가 늘고 있어 정제마진이 다시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휘발유 등의 수요 감소도 관찰되고 있다. 미국의 하루 휘발유 소비량은 지난달 최고 950만배럴까지 올라갔지만, 현재는 800만배럴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에 대한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며 "실적이 산업 싸이클상 피크(고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목표주가도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19% 하향했다. 최 연구원은 "정유 부문 호실적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로 벨류에이션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