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또 줄었지만…"최악 피했다"

2분기 유료 가입자 97만명 감소
전망치의 절반 이하로 선방 평가
시간외거래서 주가 7% 넘게 뛰어
"광고기반 서비스 출시땐 수익성↑"

경기침체·달러 강세는 위험 요인
넷플릭스가 19일(현지시간)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성장 한계 우려를 촉발한 유료 가입자 이탈 인원도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넷플릭스의 2분기 유료 가입자는 97만 명 줄었다. 회사 측이 예측한 이탈 인원인 200만 명을 밑도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다음 분기에 가입자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7.85% 뛰었다.

“가입자 이탈, 최악 면했다”

넷플릭스는 2분기 3.2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2.94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79억7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73억4200만달러)보다 8.6% 늘었다. 80억3500만달러이던 시장 추정치보다는 소폭 낮았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건 ‘성장 지표’인 가입자 수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직전 분기보다 20만 명 감소했다. 2011년 10월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당시 넷플릭스는 2분기에 가입자가 2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성적표를 확인해 보니 전망치의 절반 이하인 97만 명이 감소했다.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 117만 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3분기에 유료 가입자가 100만 명 늘어 상반기 감소분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지난 5월 1부가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13억 시간 시청을 기록하며 영어 TV 시리즈 최고 기록을 썼다.

현대차 등 대형 광고주 ‘러브콜’

우려는 여전하다. 강(强)달러가 넷플릭스의 실적을 갉아먹을 것이란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 증가율이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13%에 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북미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의 44%다.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 등 해외 매출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해외 실적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여 가입자 수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초 4분기 출시 예정이던 광고 기반의 저가형 서비스는 내년 초로 공개 시기가 미뤄졌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서비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최근 소니픽처스, 워너브러더스 등 대형 제작사들과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기 위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기반 서비스가 출시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와 펠로톤 등이 넷플릭스의 광고주가 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넷플릭스의 일부 프로그램에 자사 자동차를 등장시키고 싶어 하고 펠로톤은 넷플릭스의 추천 기능을 통해 운동기구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여러 광고주가 넷플릭스와 수백만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맺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7.85%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올초에 비해 3분의 1 토막 난 상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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