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社 내달 줄상장…IPO 구원투수 되나

성일하이텍도 투자자 대거 몰려
'2차전지=흥행보증' 공식 확산

새빗켐·HYTC·대성하이텍 공모
'3兆 대어' WCP도 청약 나서
다음달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진다. 공모주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을 겸비한 회사에만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올초 LG에너지솔루션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이후 배터리 소재, 부품, 장비 제조사로 IPO 기업이 확장되는 추세다.

다만 이들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3대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상장 시 업종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PO 시장 휩쓰는 2차전지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2차전지 관련 기업 네 곳이 잇달아 공모에 나선다. 올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WCP를 비롯해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새빗켐, 2차전지 부품 제조사 에이치와이티씨(HYTC), 2차전지 장비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성하이텍 등이다.

앞서 공모 절차를 마무리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업체 성일하이텍은 지난 18~19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20조1431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중 가장 많은 증거금이 유입됐다. 이 회사는 1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수요예측에서도 역대 최고인 227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폐배터리 시장도 성장할 것이란 기대에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주요 거래처가 삼성SDI라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2차전지 관련 기업은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로 꼽힌다. 투자 수익률은 공모주 평균 수익률을 웃돈다. 지난해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엔켐은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가량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대비 28%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성일하이텍 흥행 열기 이어갈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2차전지 관련 기업이 IPO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업체 새빗켐이 성일하이텍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새빗켐은 폐배터리에서 양극활 물질을 정제·분리한 뒤 2차전지 양극재 제조사에 공급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나오는 폐산을 재활용해 비료의 원료인 인산을 추출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폐전지 재활용 사업 비중은 68.3%, 폐산 재활용 사업은 30.4%였다.

태광의 자회사인 HYTC도 이달 말 공모에 나선다. 이 회사는 2차전지 생산공정 가운데 극판 및 조립 공정에 쓰이는 초정밀부품을 제조해 삼성SDI, SK온 등에 납품하고 있다.다음달에는 기업가치가 3조원대에 이르는 WCP가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WCP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은 국내 2위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로 삼성SDI가 최대 고객사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207억~3조4010억원이다.

새빗켐과 WCP는 최대주주의 구주매출이 공모 흥행의 변수로 꼽힌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들이 상장 시 보유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구주매출 규모가 크면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빗켐은 최대주주 박민규 대표의 아들 박용진 씨가 보유주식 120만9189주(31.60%) 중 17만 주를 구주매출한다. 전체 공모주식(107만 주)의 16% 규모다.

WCP도 최대주주인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 594만7276주 중 148만6820주를 구주매출한다. 전체 공모주식 900만 주 가운데 18.4%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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