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달러 시계·옷 면세 쇼핑…세금 61만→39만원으로 [2022세제개편안]

사진=연합뉴스
면세점 쇼핑객의 세부담이 크게 낮아진다. 면세 한도를 800달러로 8년만에 높이고, 술은 면세 수량을 2병으로 늘렸다. 면세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간이세율을 크게 낮춰 세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통해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를 높이고, 통관 시 간이세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는 1인당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확대된다. 내국인이 출국면세점과 해외 등에서 면세품을 구매한 후 한국에 입국할 때 이 금액을 초과하면 관세를 내야한다. 휴대품 면세한도는 1988년 30만원(당시 400달러)이었다. 이후 1996년 화폐 단위를 바꿔 400달러를 적용했다. 지난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높아진 후 8년간 그대로 유지돼왔다.

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지난 3월 5000달러로 규정된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지만 면세한도는 600달러 그대로 유지해 소비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중국(약 775달러)이나 일본(약 1821달러) 등 주변국에 수준으로 면세 한도를 높여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추 부총리는 "600달러로 설정한 기간이 한참 됐고 관광산업 어려움 있으니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면세 한도를) 200달러 정도 상향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 면세 기준도 완화한다. 술은 현재 1L 이하 400달러 이내 1병까지만 면세되는데, 이를 2병까지로 늘린다. 담배와 향수는 종전 200개비(1보루), 60mL 이하 기준이 유지된다.초과금액에 대한 간이세율은 단순화하고 크게 낮추기로 했다. 1000달러 이하 휴대품에만 적용되는 20%의 단일 간이세율은 폐지한다. 대신 품목별 간이세율을 15~21% 수준으로 낮춰 세부담 감소를 유도한다.

면세 적용은 관세청앱을 통해 모바일 전자신고 시 최저 세액이 도출되도록 자동으로 계산해주기로 했다. 세관에서 면세 한도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액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1900달러 상당의 시계와 1400달러의 의류를 구매한 경우 종전에는 최대 61만원의 세금을 내야했다. 시계에 대해 600달러 면세를 적용한 경우다. 시계는 1300달러에 대해 20% 세율로, 의류는 1400달러에 대해 25% 세율로 세금이 부과돼 61만원(1달러=1000원으로 계산)을 내야했다.하지만 면세한도 상향과 간이세율 인하를 적용하면 세금이 35%가량 줄어든다. 면세한도를 의류에 모두 적용하면 의류 600달러에 대해 인하된 세율 18%가, 시계에는 15%의 세율이 적용돼 39만3000원만 내면 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