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인사 실험'…2030 新사업 부대, 차세대 CEO로 육성

기업 인사이드

이재현 회장 "조직문화 혁신"
사내 젊은 전략가 키우기 나서
성과에 따라 초단기 임원 승진
사진=연합뉴스
CJ그룹이 핵심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신사업 전략을 짜는 ‘2030 정예부대’를 키운다. 젊은 감각을 가진 ‘인하우스 컨설턴트’로, 성과에 따라 파격적 승진·보상을 하는 인사 혁신 실험이다. CJ는 이재현 회장(사진)의 인재 중심 경영철학에 따라 구성된 이 조직을 하반기 더 확대할 방침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는 오는 24일까지 지주회사인 CJ㈜ 전략기획실 산하 SID에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내외부 공모를 한다. SID는 지난해 7월 신설된 조직으로, 그룹의 중기 비전을 실현할 핵심사업 전략 방향을 설정하거나 신사업을 검토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분기 단위로 전략 컨설팅 과제를 수행하면서 각 계열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SID 소속 임직원은 14명이다. 평균 연령은 30세. 이 조직의 책임자는 1983년생 이보배 경영리더로 MIT 재료공학박사다. 지주사 조직 내 최연소 임원이다.

SID 구성원은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경력을 쌓은 젊은 인재가 상당수다. 사내 공모 절차로도 2명이 합류했다. 이번에도 외부뿐 아니라 사내에서도 인재를 뽑을 예정이다.

“미래 경영자 육성을 목적으로 구성된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을 꾸린 것은 CJ가 유일하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조직은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 대기업 문화를 타파해 개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승진과 보상을 적용하기로 했다. CJ 관계자는 “SID에서 성과를 내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임원이 되는 초단기 코스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사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했다.CJ그룹이 이처럼 사내에서 ‘젊은 전략가’를 키우는 것은 인사를 혁신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계열사별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경영 전략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ID는 출범 후 지난 1년 동안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신사업 전략을 비롯해 CJ ENM 커머스부문의 고객 경험 고도화, CJ ENM 엔터부문 애니메니션 성장 계획, CJ올리브영의 글로벌 전략 등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는 사업화가 결정돼 해당 계열사와 협업 중이다.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인하우스 컨설팅은 정보 접근성과 실행력 측면에서 외부 컨설팅보다 성과를 내기가 더 쉽다”고 평가했다.

CJ는 연공서열에 따른 직급을 철폐하고 주요 직책의 사내공모를 활성화하는 등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임직원들에게 중기 비전을 설명하면서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새로운 세대들이 틀을 깨고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