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차값 뛰자 현대차 '역대 최고 실적'…영업익 3조 육박 [종합]

현대차, 2분기 실적 발표
매출 35조9999억, 영업익 2조9798억
판매 감소에도 믹스 개선· 환율 효과

글로벌 판매 5.3% 감소,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
"원자재값↑ 및 지정학적 리스크 계속 전망"
"생산 최적화, 고가 차종 판매 확대로 수익성 방어"
현대자동차는 2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부품난 등 생산차질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가 차량 판매 확대와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다시 썼다.

"덜 팔고 많이 벌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9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8.7% 늘어난 35조999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현대차 분기 실적 사상 최고치다. 기존 매출 최고 기록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31조265억원,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 2조872억원이 최대였다.판매량이 줄었지만 이익은 늘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전 세계에서 97만635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5.3% 감소한 수치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중국의 도시 봉쇄에 따른 부품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제네시스 등 판매 단가가 높은 차량 판매 비중이 늘면서 실적은 성장했다. 실제 현대차의 올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1% 증가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4.7% 늘었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68대를 팔아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들 차량은 판매 단가가 높아 한 대 팔았을 때 회사 측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우호적 환율 효과에다 신차 부족에 차값 할인이 줄어든 것도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한 1260원을 기록했다. 원화가 약세면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받는 현대차의 경우 원화 환산액이 커져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핵심 시장인 미국 내 자동차 판매를 위해 지급하던 인센티브도 70% 가까이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 계속"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이에 따라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반도체 공급 이슈 상황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및 코로나19 재확산세 등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 개선 및 점진적 생산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해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경영활동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6'의 올 3분기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