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서 휘청이는데…한국 스타벅스만 유독 건재한 까닭은

6월 韓스타벅스 앱 사용자 578만…역대 2번째
인플레 위기에 美스벅 방문자 뚝…英은 철수 중
男 사용자 전년比 3% 올라 152만명…女증가율 상회
韓 스벅 선전 이유는 '포지셔닝'…"카페의 종합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영국 시장 '철수'까지 검토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 스타벅스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에서도 방문자 수가 급감하고 있으나, 거리두기 전환 후 재택 감소 영향, 프리미엄 카페 포지셔닝 등을 통해 한국에서는 전년보다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스타벅스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6월 578만 명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에 역대 최고치를 찍고 3~4월 낙폭을 보이다 5월부터 사용자가 다시 늘고 있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3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 앱의 6월 활성 사용자수(M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578만85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치다.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12월 590만2067명이다.국내 스타벅스 앱 사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 3월 521만 명까지 내려왔다 반등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영국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경제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6월 미국 스타벅스의 방문객이 전년 동월 대비 7.8% 줄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9.1%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는 게 야후 파이낸스의 설명이다.

스타벅스는 영국 사업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최근 스타벅스가 영국 사업장 매각을 검토하며 현지 컨설팅 '훌리한로키'에 자문을 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영국 인플레이션이 9.1%에 달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 가격 급등에 서민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커피 판매량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NN방송은 스타벅스의 이같은 행보가 어려운 영국 경제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지셔닝의 결과물'
…남성 사용자도 152만 명 달해

이처럼 한국 스타벅스가 유독 강세인 데에는 '포지셔닝의 차이'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카페로 지갑 사정이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을 타게팅하거니와,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 이상으로 직장인·학생 등 모두에게 친화적인 공간을 파는 느낌이 강하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스타벅스는 한국만큼 쾌적하지 않아 방문할 요인이 풍부하지 않다는 게 현지 방문객들의 설명이다.
성별 연령별 스타벅스 앱 월간 사용자 수. 지난 6월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남녀 각각 3.1%와 1.6% 늘었고, 203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모두 늘었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이러한 이유 탓에 한국 스타벅스를 찾는 방문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스타벅스 앱 MAU는 남성이 3.1%, 여성이 1.6% 늘어나 남성 방문객 증가율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427만명, 남성은 152만 명에 달하고 있다.

연령별로 20대는 180만명대로 가장 많고, 30대 170만명대, 40대 153만명대, 50대 48만명대, 60대 이상 90만명대 순으로 MAU가 많다. 20세 미만 MAU도 10만 명에 달한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카페의 종합판 같은 인상을 준다"면서 "누가 어떤 이유로 가든 쾌적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해외 스타벅스와 차별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는 마케팅, 기술 등에서도 매우 우위를 가진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위치를 뺏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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