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곡물 해상운송 재개 합의에도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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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봉쇄 풀려도 안전 항로 확보에 시간 걸려
전쟁중 돌발 장애 가능성…러 '식량 무기화' 포기 의문 러시아의 봉쇄로 막혔던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될 가능성이 생겼다.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로를 열기로 합의하면서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그리고 튀르키예 대표가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유엔과 우크라이나 측도 이날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러시아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이들 4자 대표단은 14일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열고 흑해 항로의 안전 보장과 곡물 수출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합의했다.
세계 4위의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운송 재개가 절실해짐에 따라 튀르키예와 유엔이 나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을 중재하는 등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합의가 막판에 좌초될 공산도 여전하다. 세르히이 키슬리차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아직 합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도 "상황이 약간은 유동적이어서 언제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당사국들은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은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선적과 항해를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서 곡물 운송선이 이동할 때 러시아군이 공격을 중단할 것을 규정하고 수출항에 대한 공동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곡물 운송선이 오데사항 기뢰 부설 해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함정이 항로를 인도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우려하는 무기 밀반입·반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스탄불에 설치된 통제센터가 수출입 선박을 검사하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4자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흑해 봉쇄가 풀린다고 해도 흑해 항구와 항로를 이용한 곡물 운송이 원활하게 이뤄지기까지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기뢰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안전한 항로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전황에 따라 언제든 일방이 합의를 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전에 항구 주변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고, 파괴된 곡물 저장고를 수리해야 하며 아울러 곡물을 운송하는 배의 선주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송 선박에 대해 보험사는 기뢰와 러시아의 폭격 우려 때문에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기존보다 훨씬 더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연안의 항구를 봉쇄하자 최대 항구인 오데사를 방어하기 위해 연안에 대량의 기뢰를 설치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흑해 항구 주변 해역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풀어도 적어도 반년은 곡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뜻이다. 또한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농업 기반시설을 복구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상당수 곡물 저장고가 파괴되고 보관된 곡물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수출 길이 막혀 저장고에 오랫동안 보관된 곡물이 수출에 적합한 품질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과연 매우 유효한 '식량 무기화' 전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에너지와 식량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식량 무기화를 통해 국제사회를 분열시키고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서방과의 전쟁을 유리하게 몰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식량 통제를 제재 완화와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러시아가 전쟁이 끝나기 전에 흑해 봉쇄를 풀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전쟁중 돌발 장애 가능성…러 '식량 무기화' 포기 의문 러시아의 봉쇄로 막혔던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될 가능성이 생겼다. 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로를 열기로 합의하면서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그리고 튀르키예 대표가 흑해를 통한 곡물 운송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유엔과 우크라이나 측도 이날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러시아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이들 4자 대표단은 14일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열고 흑해 항로의 안전 보장과 곡물 수출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합의했다.
세계 4위의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운송 재개가 절실해짐에 따라 튀르키예와 유엔이 나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을 중재하는 등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합의가 막판에 좌초될 공산도 여전하다. 세르히이 키슬리차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아직 합의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도 "상황이 약간은 유동적이어서 언제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당사국들은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은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선적과 항해를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서 곡물 운송선이 이동할 때 러시아군이 공격을 중단할 것을 규정하고 수출항에 대한 공동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곡물 운송선이 오데사항 기뢰 부설 해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함정이 항로를 인도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우려하는 무기 밀반입·반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스탄불에 설치된 통제센터가 수출입 선박을 검사하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4자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흑해 봉쇄가 풀린다고 해도 흑해 항구와 항로를 이용한 곡물 운송이 원활하게 이뤄지기까지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기뢰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안전한 항로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전황에 따라 언제든 일방이 합의를 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전에 항구 주변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고, 파괴된 곡물 저장고를 수리해야 하며 아울러 곡물을 운송하는 배의 선주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송 선박에 대해 보험사는 기뢰와 러시아의 폭격 우려 때문에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기존보다 훨씬 더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연안의 항구를 봉쇄하자 최대 항구인 오데사를 방어하기 위해 연안에 대량의 기뢰를 설치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흑해 항구 주변 해역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풀어도 적어도 반년은 곡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뜻이다. 또한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농업 기반시설을 복구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폭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상당수 곡물 저장고가 파괴되고 보관된 곡물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수출 길이 막혀 저장고에 오랫동안 보관된 곡물이 수출에 적합한 품질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과연 매우 유효한 '식량 무기화' 전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서방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에너지와 식량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식량 무기화를 통해 국제사회를 분열시키고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서방과의 전쟁을 유리하게 몰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식량 통제를 제재 완화와 휴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러시아가 전쟁이 끝나기 전에 흑해 봉쇄를 풀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