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묘소 찾은 심상정 "이름없는 사람들 절규에 가슴 아리다"

노회찬 전 의원 4주기 추모제가 23일 경기 마석모란공원 묘소에서 열렸다. / 출처=심상정 의원 페이스북 화면갈무리
6·1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이 제기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3일 고(故) 노회찬 전 의원 4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금 신발 끈을 묶는다”고 의지를 다졌다.

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벌써 4년이 지났다. 노회찬 대표님 뵙고 모란공원에서 올라가는 길”이라며 “‘이름 없는 사람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 당신이 주고 가신 말씀을 다시 생각한다”고 썼다.심 의원은 파업 51일 만에 타결된 대우조선 하청 노사 협상을 거론하면서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은 거대했지만 그들의 삶은 한 치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이름 없는 이분들의 절규를 떠올리며 어지러운 마음이 앞선다. 가슴이 아린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4주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는 심상정 의원. / 사진=연합뉴스
그는 “진보정치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을 만났다. 정치가 배제했던 투명인간들의 이름을 온 힘을 다해 불러왔다”며 “그것은 우리가 걸었던 진보정치의 소명이자 자긍심이었다. 그렇지만 오늘, 유난히 무거운 ‘노회찬의 시선’ 앞에 고개를 떨군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가장 필요한 곳을 떠올리며 당신을 찾아 떠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의당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하자 “정의당 10년의 실패는 심상정 노선의 실패”라면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그러자 심 의원은 지난 12일 ‘정의당 10년 역사에 대한 평가서’에서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이 끝났다고 본다.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23년간을 버텨왔지만 우리는 미래를 열지 못했다”며 “그 지난한 과정에서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고 자평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