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 대우조선 도착…파업 마친 하청노동자들 격려(종합2보)

31개 지역 71개 단체 참여…협상 타결로 참여 인원 소폭 줄어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희망버스)가 23일 거제에 도착했다. 노사협상을 타결하고 파업을 마무리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격려하자는 뜻으로 전국 38개 지역에서 71개 단체가 신청해 버스 37대를 타고 거제에 모였다.

버스 외에 개인 차량과 비행기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으며, 부산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들은 50대의 '희망트럭'을 몰고 왔다.

전날 협상이 타결되면서 당초 예상 인원보다 700명가량 줄어든 2천3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오후 2시 30분 대우조선 서문에서 금속노조가 주최하는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오후 3시부터 본 대회 격인 문화제를 열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스스로 철창에 갇힌 동지를 혼자 둘 수 없어서 고공에 오르고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 단식해야 했던 우리의 마음은, 구급차에 실려 가는 동지들을 지켜보며 흘린 눈물은 합의서보다 진한 동지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뭉치고 더 커지자. 우리가 뭉치면 세상이 뒤집히는 걸 보여줬다"며 "함께 해야 우린 더 강해진다"고 독려했다. 앞서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조선업 하청노동자 투쟁은 그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 사회적, 전 민중적 투쟁이었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1㎥(0.3평) 크기의 철창에 들어갔던 유최안 부지회장은 병원에서 치료 중 전화 연결로 "모자란 승리지만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다시 싸울 수 있다면 충분하다"며 "전국 시민이 응원해주신 것도 단지 임금 30% 요구가 아니라 이 땅의 비정규직을 없애라 차별을 철폐하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이후 하청노동자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담은 '희망 배 띄우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2m 높이 대형 '희망 배'에 미리 준비한 응원 메시지를 붙였다.

이는 희망을 만드는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동조합(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51일간 파업한 끝에 전날 노사 협상 타결에 이르렀다. 당초 하청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공권력 투입에 반대하기 위해 기획한 희망버스는 전날 협상이 타결되면서 하청노동자를 격려하는 취지로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