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경기침체 시기, HR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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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글로벌 기업
3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 19,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전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비상경영체를 외치며 기업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앞다퉈 투자와 고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경영을 시작한다.
미국 2위 시총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5년 만에 직원을 해고했다. 미국 시총 순위 3위인 구글과 4위인 아마존도 최근 채용 및 지출 축소 방침을 내놨다. 시총 5위 상장사인 테슬라는 금년 6월 전체 직원의 10%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0대 기업들도 비상경영을 외치고 임원 전략 워크숍을 실시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급급해 하는 상황이다. 유럽 출장을 마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 같다”며 초격차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임원 워크숍을 실시했다.
SK그룹도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최 회장은 “새로운 경영시스템(SK 경영시스템 2.0)을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의를 열었다. 현대차와 기아도 ‘해외 권역 본부장 회의’를 개최하고, 포스코그룹도 그룹경영회의 개최를 통해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이다.
최근 SK는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로 의결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1조7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 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 하에서의 H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기 침체 시, HR은 통상 4단계 전략을 가져간다. 침체와 회사의 위기 정도에 따라 1단계는 동결이다. 채용부터 시작하여 핵심 사업과 프로젝트가 아니면 투자를 동결하여 비용을 감축하는 방안이다. 2단계는 축소이다. 채용규모의 축소, 복리후생과 교육과정 운영의 축소가 추진된다. 비사업 조직의 인력은 사업조직으로 재배치가 이루어지는 것도 이 단계이다.
3단계는 사업과 조직 개편이다. 경쟁력과 이익의 관점에서 사업의 개편과 이에 따른 조직 통폐합을 실시한다. 경쟁이 없는 사업은 조정 또는 정리가 추진된다.
사업 조정에 따른 대규모 조직개편이 실시된다. 통폐합되거나 조직 폐쇄가 이루어진다.
마지막 4단계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구성원에 대한 구조조정은 임금 삭감, 성과급 반납 등에 이어 핵심 조직과 인력을 제외한 전사 차원의 구조조정 작업이 이루어진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회사 내부에서는 단계에 따라 정도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구성원의 사기는 떨어지며, 우수 핵심인재는 회사를 떠난다. 회사는 HR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HR이 전사적 사업 전략과 밀접하게 연계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한다.
조직과 인력 운영의 효율화 방안을 수립하고 장기 핵심 성장 동력에 집중해야 한다.
조직과 인력의 효율화 이후에 남아있는 구성원의 사기 진작 방안이 요구되며,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통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찾아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여야 한다.
HR부서와 담당자가 회사 상황과 전략에 밝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결단력을 갖고 진단하고 컨설팅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혼자 할 수 없기에 현업 부서장과 함께 추진하는 소통 역량은 위기 상황에 더욱 중요하다.경기 침체 하에서 HR이 해야 할 주요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사업 전략에 따른 조직 재설계를 통한 효율성 제고
2) 적정인력 차원을 뛰어 넘어 최소 인력과 핵심인력 중심의 인력 운영 최적화
3) 팀장과 임원의 역량 재 점검 및 강화
4) 핵심직무 전문가의 유지 및 동기부여
5) 한 방향 정렬을 통한 미래 지향의 조직문화 재구축 및 내재화
6) 위기(병폐) 요소의 선제적 예방을 위한 위기관리 조직 및 시스템 구축
7) 현장 경영 및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8) 협력적, 생산적 노사 관계 구축
위기 상황일 때, 회사의 마지막 보루는 HR부서이다. HR부서와 담당자는 전문성과 소통으로
현장 조직장과 협업으로 위기를 기회로 이끌어내야 한다.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장기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한 축이 되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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