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전략으로 올들어 21.9% 오른 KT…올해 시총 10조 찍을까

AI·DX 등 신사업 키우면서 매출도 ↑
코스피 19.9% 내릴 동안 KT는 21.91% 상승
구현모 KT 대표.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KT 주가는 올들어 21.9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93% 곤두박질친 것과는 정반대 상승세다. 단순히 통신주라서 약세장 도피처 효과를 본 것은 아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올들어 주가가 평균 10.2% 내렸다.
구현모 대표가 2020년 취임 이후 펼친 ‘운동장 넓히기’ 전략이 주효했다. 기존 주력인 통신 사업에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디지털전환(DX) 등 유망 신사업을 더한다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구상이다. 이들 신사업은 가입자 수가 매출을 결정짓는 통신 사업과는 달리 줄어드는 인구수 추이 등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이 잘 갖춰놓은 통신 인프라 위에 새 서비스를 접목하는 구조라 매출 성장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에도 유리하다. 기업이 통신 인프라 장점을 이유로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 이를 통해 유선망 통신 수요가 더 늘어나는 식이다.

디지코 전략은 최근 초입 단계를 넘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올 들어선 실적 잭팟을 이끌기도 했다. KT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6266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41.1% 급증해 분기 기준으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 대상 DX 사업, AI 신사업 등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AI컨택센터, AI로봇 등을 비롯한 AI 신사업 분야는 전년 대비 성장세가 40.7%에 달했다. KT의 디지코·기업간거래(B2B) 사업 매출 비중은 서비스 매출의 41%가량을 차지한다. KT는 이를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구 대표 취임 당시 KT 주가는 1만9700원이었다. 디지코 전략 등으로 주가 87%를 끌어올린 셈이다. 증권업계에선 연내 KT 시가총액이 2013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종가 기준 1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주가가 3만8330원이면 시총 10조원에 도달한다. 증권사들이 이달 들어 제시한 KT 목표 주가는 4만4000~5만원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KT 목표주가로 4만6000원을 제시했다. 그간 성장세를 유지하는 와중에 최근 콘텐츠 사업까지 부각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선한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