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 실적 부진하자 SNS 관련주 '와르르'

애플·구글, 개인정보 정책 변화 영향
소셜미디어 회사 스냅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폭락했다. 다른 소셜미디어주도 함께 충격을 받는 양상이다.

2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이뤄진 실적 발표에서 스냅은 올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11억1000만달러(약 1조4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예상치인 11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주당 순손실은 2센트에 달하며 이 역시 전문가 전망치(주당 1센트 손실)에 못 미쳤다. 실적 발표 이후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스냅의 주가는 26%가량 하락했다.

스냅은 3분기 가이던스도 밝히지 않았다. 운영 환경과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에번 스피걸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재무 결과는 우리가 가진 야망의 규모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스냅은 이미 실적 악화를 경고한 바 있다. 스피걸 CEO는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거시경제 환경이 지난달 21일 실적 가이던스 제시 때와 비교해 크게 악화하고 있다”며 “2분기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썼다. 이날 발표한 실적은 이전 예상보다도 더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스냅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애플과 구글이 개인정보 관련 정책을 바꾼 점을 들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구글은 올 2월부터 운영체제(OS)에 기록된 개인 데이터를 제3자에게 넘기는 것을 막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스냅의 맞춤형 디지털 광고 매출에 타격이 됐다. 스냅은 “플랫폼 정책 변경으로 10년 이상 지속돼온 광고업계의 표준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대한 수요 둔화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의 경쟁 심화도 원인이 됐다.

실적 쇼크로 스냅은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스피걸 CEO와 바비 머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연봉을 1달러로 동결하고 주식 보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 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공개했다. 고용 속도도 늦춰 운영비를 절감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스냅발(發) 쇼크로 다른 소셜미디어주도 시간외거래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트위터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2%, 메타(옛 페이스북)는 4%가량 떨어졌다. 핀터레스트와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은 각각 약 6%, 2%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려온 기술기업과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