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외통위 vs 이재명 국방위…'대권 필수코스 상임위' 대결 눈길

安, 외교 전문가 보좌진 영입
李 "외부 인재풀에 자문할 것"
지난 22일로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주요 정치인의 상임위 선택이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국방위원회, 안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를 선택했다. 통상 다선 중진이 마지못해 가는 비인기 상임위지만 두 사람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필수코스로 여겨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배지를 달아 ‘0.5선’으로 불리는 이 의원은 처음부터 국방위를 강력히 희망했다. 그는 국방위와 외통위, 환경노동위원회를 1~3순위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보궐선거를 통해 3선 고지에 오른 안 의원 역시 1순위로 외통위를 지망했다. 안 의원은 19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20대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했다.의원들 사이에서 국방위와 외통위는 비인기 상임위로 분류된다. 소관부처인 국방부와 외교부 등의 특성상 지역 현안과 관련된 예산 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해 지역구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선 이상 중진이 초·재선에 양보하는 차원에서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에게 국방위 외통위는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외교·안보 관련 역량을 드러낼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을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6대 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를, 17대에서는 국방위를 거쳤다.

이·안 의원이 희망 상임위에 대응해 의원실 등을 꾸려나가는 방식은 달랐다. 안 의원은 외교·안보정책 관련 전문성을 갖춘 신진안 보좌관을 지난달 영입했다. 신 보좌관은 서울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에서 각각 외교학·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회 국방위 담당 보좌관은 물론 청와대 국가안보실 근무 경력도 있다.이 의원 보좌진 중 특별히 외교·안보 관련 전문성을 갖춘 경력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국회 입성 직후 몇몇 전문가를 추천받았지만 보좌진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지난 대선을 통해 갖춰진 ‘외부 인재풀’에 종종 자문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보좌진 대부분을 경기지사 및 성남시장 재임 시 측근들로 채웠다.

여야 지도부와 중진들도 국방위 외통위에 대거 포진했다. 4선인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정성호 민주당 의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재선) 등이 국방위를 택했다. 외통위에는 현역 최다선(6선)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진석 국회 부의장(5선),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4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3선) 등이 배치됐다. 이상민·조정식(5선), 윤호중·이명수(4선) 등 중량급 의원들도 외통위로 이동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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