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구글' 되겠다…회사에 식물공장, 스마트팜까지 [안정락의 스타트업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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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오늘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를 소개하려 합니다. (위 사진은 그린랩스의 식물공장 사진입니다. 뒤에 자세히 소개할게요.)
'팜모닝, 신선하이' 등으로 돌풍
올해 매출 5000억원 예상
직원도 작년보다 2배 늘어
그린랩스는 농업 데이터 플랫폼인 ‘팜모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출시한 팜모닝은 국내 농가의 절반 이상이 쓰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팜모닝 인기에 힘입어 최근 농산물 유통 시장에서 맹활약 중인 회사죠.그린랩스는 요즘 잘나간다는 스타트업이 대부분 강남역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과 달리 송파구 문정동에 있습니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과 가까워서 그럴까 싶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회사 주소는 '송파구 정의로 8길 9 AJ비전타워'이고, 이 건물 3~6층과 8~10층을 쓰고 있습니다. 건물 11개 층 가운데 7개 층을 쓰고 있는 건데요. 올해 직원들이 크게 불어나 사무실을 확대했다고 하네요.이곳은 3층 라운지입니다. 휴식 공간이자 각종 행사, 나눔, 회의 등을 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 이렇게 직원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대화하고 있더군요. 한쪽에는 농민들을 위해 제작한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휴게 공간에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도 마련돼 있습니다. 아래 사진들을 보시죠.위 사진은 풀무원이 하는 '출출박스'라는 것인데요. 간식이 필요한 직원들이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린랩스는 직원들을 위한 간식비를 제공하고 있고, 커피 머신, 차, 음료 등은 무한으로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출출박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이렇게 이용 가능하다고 하네요.
가끔 '농산물 나눔'도 이곳에서 이뤄진다고 합니다. (그린랩스 직원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데 늦으면 못 먹는다고 하네요 ^^)농가 방문 뒤에 다양한 농산물을 직원들과 함께 나눈다고 합니다.
건물 반대편으로 가면 이런 회의 공간들이 나옵니다.회의실들은 자동으로 이용자, 이용 시간 등이 태블릿PC로 안내되고 있더군요.(아래 사진) '그린랩스에서 일하는 방법'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이제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으로 옮겨가 볼까요?
아래 이곳이 사무실 입구입니다.사무실에 들어서면 이런 게 보입니다. 그린랩스 로고가 위에 조그마하게 적혀 있네요.오른쪽에 있는 이 책장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내 도서관입니다. '그린책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테크 분야 전문 도서 및 자기계발서 등 구성원들의 희망 도서를 무제한으로 지원한다고 합니다.
그린랩스 사무실은 전반적으로 흰색과 초록색 톤을 주로 사용하여 깔끔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은 이렇게 생겼고요. 컴퓨터를 새로 지급하고 있어서 군데군데 박스들이 보인다고 하네요.
그린랩스 직원은 작년 말 기준으로 260명가량이었는데 현재는 500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회사가 아닐까 싶네요. 그만큼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겠죠.신입 직원들은 이런 '웰컴키트'도 받는다고 하네요.이곳은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전화 부스입니다. 조용히 개인 전화를 하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을 거 같네요.
사무실 안에도 별도 휴게 공간이 있습니다.이렇게 안마의자와 소파 등이 마련돼 있고요.
여성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여성 휴게실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여성 휴게실에는 이렇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까지 있더군요.(그런데 남성들은 왜 이런 공간이 없는 거죠? ㅎㅎ)
사무실과 휴게 공간 구경은 여기까지 마치고, 좀 더 특별한 곳으로 안내하려 합니다. 아마도 이 공간은 스타트업 중에는 그린랩스만 갖고 있는 시설이 아닐까 싶은데요. 바로 식물공장, 팜모닝 체험관입니다. 맨 위에 올렸던 사진도 이 식물공장 모습이었습니다.체험관 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회사 소개와 다양한 농사 관련 설명들이 적혀 있는 입간판들이 보입니다.회사 연혁도 이렇게 붙어 있네요.
아래 이곳들은 일종의 스마트팜인데요. 식물은 모형입니다.한쪽에서는 농사 관련 제품들을 이렇게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아래 이곳은 식물공장입니다. 다양한 농작물을 실험하는 공간이라고 합니다.푸릇푸릇하니 좋죠?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식물공장이라고 합니다. 최적의 광원, 넓은 범위의 온도 등 환경제어가 가능한 기술력을 적용해 다양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떠신가요? 역시 ‘애그리테크(agri-tech)' 스타트업답게 그린랩스는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게 눈에 띄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린랩스는 어떤 회사?
2017년 5월 설립된 그린랩스는 5년 만에 국내 최대 데이터 농업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먹는 것을 혁신한다’는 비전으로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습니다.그린랩스는 농민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팜모닝 외에 농민과 기업 간 장터인 ‘신선하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랩스 매출이 주로 이곳을 통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린랩스가 농민의 작물을 직접 매입해 바이어(매입자)와 연결해주는 게 특징입니다. 이렇게 하면 농민들의 유통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인 만큼 그린랩스의 수익도 크게 늘 수 있겠죠.
앞서 몇 차례 얘기했듯 그린랩스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팜모닝을 처음 출시한 게 2020년 7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년 만에 회사가 이렇게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상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그린랩스는 글로벌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이미 중국, 베트남 등에는 스마트팜 등 일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서도 곧 팜모닝 같은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하네요. 안동현 그린랩스 대표는 “팜모닝을 ‘농민의 구글’로 키울 것”이라며 “전 세계 20억 농민이 쓰는 앱 서비스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린랩스는 대규모 투자도 받았습니다. 올 초에는 SK스퀘어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기관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쳤습니다. 누적 투자액은 2400억원입니다.직원들은 8~11시 사이에 출근이 가능한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재택근무도 가능하고, 거점 오피스(여의도, 을지로, 강남)에서 일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올해만 300명가량이 입사했다고 하니 스타트업의 인재 ‘블랙홀’로 떠오르는 회사가 아닐까 합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