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맵, 에이비엘 이중항체 ‘ABL111’ 고형암 中 1상 첫 환자 투여

위암 및 식도암 등 환자 대상
에이비엘바이오 본사 / 사진=한경DB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 ‘ABL111’(TJ-CD48)의 글로벌 임상 1상이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본격화됐다.

중국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ADR)는 지난 22일(현지시간) ABL111의 고형암 중국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이맵은 2018년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ABL111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이전받았다.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 중 ‘4-1BB’를 표적하는 ‘그랩바디-T’를 기반으로 한 물질이다. 그랩바디-T는 T세포 활성 수용체인 4-1BB와 함께 위암 및 췌장암에 과발현돼 있는 ‘클라우딘18.2’ 항원을 동시에 표적한다.

클라우딘18.2 항체는 아이맵이 보유하고 있던 물질이다. 일본 아스텔라스가 클라우딘18.2 단독항체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확보한 것을 본 아이맵이 에이비엘바이오에 공동개발을 요청해왔다. ABL111의 한국 권리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가지고 있다.

ABL111은 작년 6월 미국에서 먼저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위식도 접합부 암을 포함한 위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올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식도 접합부 암을 포함한 위암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중국 1상을 승인받았다.이번 중국 1상은 고형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에서 진행된다.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 암, 식도선암, 췌관선암 환자들이 피험자로 선정됐다. 약의 안전성과 내약성, 최대허용용량(MTD), 최대용량(MAD), 2상 권장용량(RP2D)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ABL111은 전임상에서 4-1BB 단독항체보다 우수한 클라우딘18.2 의존성 면역 활성화 효과를 입증했다. 마우스 모델 동물실험에서 18마리 중 13마리에서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아이맵은 지난해 12월 열린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연례 회의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간 독성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4-1BB는 단독항체로 사용됐을 때는 심각한 간 독성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ABL111은 종양미세환경에서만 선택적으로 T세포를 활성화시켜 이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임상의 수석 연구원인 린 션 북경대 북경암병원 임상종양학과 교수는 “위암과 식도암, 췌장암은 치료법이 제한돼 있고 예후도 좋지 않다”며 “ABL111은 전임상 연구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앤드류 주 아이맵 사장은 “ABL111은 회사의 매우 혁신적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자산”이라며 “중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암 중 하나인 위암과 함께 예후가 좋지 않은 다른 까다로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중국 임상은 미국과 중국에서 개발 중인 ABL111의 글로벌 임상 중 중요한 이정표”라며 “추가 개발을 위한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