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4조원 더 벌겠다더니…도요타, 원자재값 급등에 혼쭐

2분기 영업이익 14% 감소 추정
(사진=AFP연합뉴스)
엔화 약세 효과로만 영업이익이 최대 4000억엔(약 3조8464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일본의 대표 수출기업 도요타자동차도 원자재 가격 급등의 파고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원자재 조달 비용이 급증한 탓에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민간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2분기 도요타가 8529억엔(7월22일 기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든 수치다.도요타의 실적이 출렁이는 것은 원자재값 급등의 파고가 거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요타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450억엔 늘어난다고 자체 분석했다. 2분기 엔화 가치는 평균 129엔대로 1년 전보다 20엔 이상 떨어졌다. 유로 등 다른 통화에 대한 환율까지 고려하면 2분기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환차익으로만 1년 전보다 3000억~4000억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도요타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영업익이 1조4500억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 계산으로 2분기에만 3600억엔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엔화 약세로 얻는 이익을 원자재값 급등으로 모두 잃는 구도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으로 생산이 줄어든 것도 영업익을 감소시킨 요인이다. 2분기 도요타의 세계 생산량은 207만 대로 지난해보다 10% 줄었다. 엔도 고지 SBI증권 기업조사부장은 “생산이 1대 줄면 영업익이 70만엔 감소한다”며 “감산으로 인해 2분기 도요타의 영업익이 1000억엔 넘게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올초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0% 감소한 2조4000억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