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 "아산만 일대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힘센 충남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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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 경기 남부와 연계…베이밸리 메가시티로 개발“기존 도정 체질을 완전히 바꿔 힘차게 도약하는 충남을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서산공항 유치는 '대통령 약속' 9월 예타 조사 후 설계 진행
탄소중립, 세계적 추세지만 대안 없는 화력발전소 폐지 반대
산하 공기관 24곳, 중복업무 많아 통폐합…업무 효율 높일 것
김태흠 충남지사(국민의힘)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충남 특성을 살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됐다”며 “경제산업 지도를 제대로 그려 지역 발전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후보 시절부터 줄곧 ‘힘센 충남’을 강조했다. 민선 8기 비전도 ‘힘쎈 충남 대한민국의 힘’으로 정했다. 기존 도정이 복지 경제였다면 민선 8기는 ‘힘차게 성장하는 경제’라는 표현으로 경제에 힘을 실었다. 민선 8기 1호 결재도 ‘베이 밸리 메가시티’로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강한 추진력으로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베이 밸리 메가시티 조성을 1호 결재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베이 밸리 메가시티는 충남의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사업입니다. 천안 아산 당진 등 충남 북부권과 평택 안성 화성 등 경기 남부권에 걸쳐 있는 아산만권 일대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우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아산만은 인구 330만 명, 기업 23만 개, 대학 34개, 지역내총생산(GRDP) 204조원에 달합니다. 지방 중심의 신(新)경제지도를 그려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동북아 경제 거점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취임 직후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충남의 미래 먹거리 마련은 도지사의 책무입니다. 취임 100일까지 세부 계획을 마련하겠습니다.”
▷탄소중립 경제특별도를 선포했습니다. 석탄화력발전 폐쇄는 기존대로 추진하나요.“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현재 탄소중립과 탈석탄 정책은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규제의 의미가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민선 8기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새 정부의 정책에 부합하면서도 지역 특색을 반영한 산업, 일자리, 에너지, 농·축·수산,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이행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대안 없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는 반대합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체 발전소(LNG 및 수소·암모니아 발전 등) 건설이나 지원기금 조성 같은 정부 차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봅니까.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공무원들이 할 수 없는 전문 영역을 전담하거나 공공재산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현재 여러 공공기관 업무가 중복돼 있어요. 기관 간 통폐합을 통해 낭비 요인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충남의 공기업과 출연·출자기관은 24곳에 이릅니다. 4개 의료원을 제외한 20개 기관의 통폐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직이 비대하거나 중복·유사 업무가 많고, 방만하게 운영하는 조직은 정리하겠습니다. 경영 진단을 통해 중복된 업무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습니다.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관장은 그에 맞는 책임을 묻겠습니다. 일부 기관장이 ‘임기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무적으로 취임한 기관장은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마땅합니다.”▷육군사관학교 이전과 서산공항 유치 공약은 임기 내 실현이 가능한가요.
“국방 인프라를 갖춘 충남에 육사를 이전하는 것이 국방 전력 강화는 물론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효과적입니다. 국방부도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만큼 합동참모본부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하고 국방 인프라 집적지인 충남으로 오는 게 타당합니다. 충남은 서울(국방부)과 계룡(삼군본부)으로 나뉘어 있는 지휘부의 업무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전시 대비 소통 문제 해결, 정부 부처가 모인 세종시와의 접근성, 기존 부지 활용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합니다. 국회와 정부 설득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충남 이전의 당위성을 알리겠습니다. 서산공항 유치는 대통령 공약입니다. 오는 9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기본계획 수립 및 설계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2027년 개항과 동시에 취항할 수 있도록 항공사 유치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습니다.”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지난 8일 열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대통령께 공공기관이 충남에 우선 이전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더딘 이유는 책임지고 실행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인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136곳 중 1000명 이상 직원을 둔 기관이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이전 의사가 있는 공공기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대응하겠습니다.”
▷충청권이 공동 추진하는 지방은행 설립 논의가 대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충청권이 원하는 지방은행은 일반은행입니다. 지역 밀착형으로 운영하는 것이 설립 취지입니다. 대전이 추진하는 기업금융 중심 지역은행은 벤처산업과 같이 특정 분야 육성을 위한 특수은행을 말합니다. 두 은행은 설립 목적과 서비스 대상자가 다릅니다. 충청권 지방은행은 자금의 지역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제1 금융권에서 소외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지방은행 설립에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기능이 다른 은행을 설립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충남형 원가 아파트 3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민선 8기 ‘충남형 도시 리브 투게더’는 기존 임대주택인 ‘충남 더 행복한 주택’과 맥락이 같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 소외 계층에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하자는 것입니다. 다만 임대가 아니라 임대 후 분양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입지 여건이 우수한 곳에 500가구 이상의 분양아파트 단지를 우선 건설하겠습니다. 수요자 선호도를 고려해 대형 건설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겠습니다. 5년 후 분양가를 사전에 명시(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1.2% 이내 적용)하는 임대 방식으로 추진합니다. 보증금에 월 임대료를 내고 5년간 거주한 뒤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게 하겠습니다. 많은 도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임기 내 5000가구를 공급하고, 이후 3만 가구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자살률 전국 최상위,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
“민선 8기는 ‘지속 가능한 복지, 의료체계 구축’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정부의 상병수당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충남형 유급병가를 도입하겠습니다. 현금성 지원은 지양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돌봄 시설 확충, 노인 통합주거시설 보급,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도농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의대 및 대학병원을 설립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늘릴 겁니다. 아동·양육·영아 수당을 정부가 지원하는 부모급여와 통합하겠습니다.”
■김태흠 충남지사△충남 보령 출생(59)
△보령 수부초·웅천중·공주고
△건국대 무역학과
△서강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국무총리실 행정관
△충청남도 정무부지사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민의힘 충남도당 위원장
△19~21대 국회의원
△21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