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대만의 한광훈련 개시일에 방공식별구역 진입

한광훈련 첫날 J-16 전투기·Y-16 초계기 대만 ADIZ 침범
훈련 둘째날엔 차이잉원, 구축함 승선해 훈련 참관 예정

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연례 군사훈련을 개시한 당일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26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젠(殲·J)-16 전투기 1대와 Y-8 초계기 1대가 전날 대만 남서쪽 ADIZ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를 침범한 것은 7월 들어 17일째다. 특히 중국 군용기 2대가 대만 ADIZ에 진입한 25일은 대만의 연례군사인 한광(漢光) 훈련이 개시된 날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38회째를 맞는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으로, 올해 훈련은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대만 중앙통신사를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한광훈련에는 최신 고속초계정인 퉈장급 타장(塔江)함을 비롯한 함선 20여 척과 F-16V 전투기 등이 동원돼 인민해방군의 대만 침공을 격퇴하는 시나리오에 맞춘 훈련이 진행된다. 특히 26일 대만 북동부 이란현 앞바다에서 열리는 실탄사격 훈련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지룽(基隆)급 미사일 구축함에 승선해 훈련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이 군함에 승선해 훈련을 참관하는 것은 2018년 4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대만의 한광훈련 개시와 오는 8월로 예정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 횟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이 지난 19일 외신에 보도된 직후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반드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달에만 전투기 28대, 전폭기 2대, 폭격기 1대, 헬리콥터 2대, 정찰기 26대 등 총 59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중국은 2020년 9월 이후 대만 ADIZ에 끊임없이 군용기를 진입시키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에는 239일 동안 961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켰다.

중국 군용기가 주로 침범하는 대만의 ADIZ는 남서쪽 코너 부근이다. 중국이 대만 ADIZ에 잇따라 군용기를 진입시키는 의도에 대해 대만의 군사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색지대 전술'(gray zone tactics)로 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