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회사 아니야?"…공격드론·2차전지에 3100억 베팅한 기업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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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기업 풍산구리와 총알, 포탄을 생산하는 풍산은 시장에서는 '은둔의 기업'으로 통한다.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회사를 조용하게 경영하는 것과 달리 재계 인사들과는 폭넓은 교류를 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 등으로 활동하는 등 외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7년만의 기업설명회
올해와 내년 3100억 투자
공격드론에 158억 집행
2차전지·전기차소재 설비 증설
이 회사는 최근 정적을 깨고 7년 만에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를 초청해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격 드론과 2차전지 부문에 31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14일 오후 2시 충정로 풍산빌딩 지하1층 대강당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비교적 외부 행사에 소홀한 이 기업이 공식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15년 1월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연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은둔을 이어가면서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8배로 내려가는 등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됐다.
이 회사는 기업설명회에서 방산과 구리분야에 2022~2023년에 312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개인휴대 전투드론(PCD : Portable Combat Drone)'에 내년 158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드론은 일반 보병이 가방에 매고 이동하다 언제든 꺼내서 개인 스마트폰으로 운용할 수 있다. 공중 150m 상공을 날아다니는 풍산의 드론은 적전차나 밀집된 병력을 비롯한 표적을 대상으로 대전차 무기를 떨어뜨리거나 자폭 공격을 하는 등의 형태로 작전을 전개한다. 풍산은 전투 드론에 다양한 무기를 탑재해 운용하는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공격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 기갑부대를 물리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면서 현대전에서 각광받는 무기 체계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군은 터키에서 수입한 바이락타르 공격용 드론으로 러시아군 탱크·장갑차 등을 적잖게 파괴했다.
이 회사는 드론은 물론 K9자주포 포탄의 사정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장사정탄도 개발하고 있다. 방산분야에 올해와 내년에 168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소재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구리 압연박판 등 설비 증설에 2022~2023년에 1441억원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구리값과 구리제품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이 회사 실적도 급속도로 개선 중이다. 이 회사는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세전이익 목표치를 16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500억원 상향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