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꿈의 나라"…IT 한류로 캄보디아 뒤흔든 웹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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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케시, 캄보디아 HRD센터 설립 10년 맞아"대표가 발품 파는 비즈니스는 결국 성공합니다."
1세대 핀테크 전문가로 꼽히는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전한 말이다. B2B(기업간거래) 핀테크 분야 국내 1호 상장사인 웹케시가 캄보디아 내 IT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지 올해로 10년째가 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웹케시는 지난 21일 캄보디아 프놈펜 호텔에서 '코리아 소프트웨어 인적 자원개발센터'(KS-HRD센터) 10기 수료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석 회장을 비롯한 웹케시 임원들과 센터 수료생 60여명이 참석했다.HRD센터는 웹케시가 2013년 설립한 캄보디아 소프트웨어 전문가 양성 기관이다.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캄보디아 IT 교육 환경 개선을 돕기 위한 취지에서 설립됐다. 현지 명문대학 10곳의 IT 전공 3,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해마다 80명가량을 선발해 집중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작년까지 센터가 배출한 졸업생은 총 560명에 달한다.
기초 과정에서는 자바(JAVA)와 데이터베이스(DB) 등을 배우고, 심화 과정에선 HTML과 자바스크립트 등을 학습한다. 졸업 전에는 모바일 앱과 IT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9개월간 진행되는 교육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에게는 현지 대기업들이 앞다퉈 입사 제안을 하고 이들이 받는 연봉은 캄보디아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 평균 연봉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에 따르면 은행에 입사한 대졸 초임이 250불 수준인 반면 센터 졸업생들의 평균 초임은 350~600불 수준이다.이날 행사에선 졸업생들이 4~5명씩 팀을 꾸려 10분간 기획한 서비스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토스나 뱅크샐러드처럼 개별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 'PocCash'와 누구나 작가가 돼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 'StoryMe', 농부들과 수요자들을 이어주는 플랫폼 'E-Crops'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소개됐다.졸업생들의 발표를 본 뒤 석 회장은 축사를 통해 "10년 전만 해도 캄보디아는 IT 불모지였는데, HRD센터를 거쳐간 수많은 인재들이 캄보디아 IT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며 "센터 졸업생들은 우리나라의 개발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업무 능력을 갖추게 됐다. 꿈을 갖고 꾸준히 정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센터 설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한 만큼 이날 행사엔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캄보디아의 IT산업 발전을 위한 교육 활동의 공로를 인정해 석창규 회장에게 공헌 훈장을 수여했다. 훈장 수여는 캄보디아 교육부장관이 맡았다.행사 시간이 5시간에 달할 만큼 길었지만 수료생들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는 후문이다. 행사장을 찾았던 한 관계자는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 만큼 꽤 긴 시간 행사가 진행됐는데도 학생들의 눈빛은 또렷하고 맑았다. 자신들이 준비한 서비스를 정부 관계자와 석 회장에게 소개한다는 사실만으로 들뜬 것 같았다"고 전했다.김한수 HRD센터장(전 캄보디아 대사)도 센터 성과보고를 공유하면서 "센터는 캄보디아 실정에 딱 맞는 사회공헌 사업이라 라고 생각된다. 원조 받는 나라로 익숙한 캄보디아지만 웹케시는 일찍이 현지 학생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쳤다"며 "이 곳 학생들이 한국을 '꿈의 나라'로 여기고 센터에 경쟁적으로 들어오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 수료생은 "HRD센터에서 경험한 다양한 IT 교육과정과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IT 전문가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었다"며 "센터 수료생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국 기술 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IT 인재로 거듭나겠다"고 수료 소감을 전했다.
한편 웹케시그룹은 핀테크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웹케시'를 포함해 작년 코스닥에 입성한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쿠콘', 경비지출관리 솔루션 '비즈플레이', 제로페이 상품권 서비스 비플제로페이를 운영하는 '비플페이' 등의 그룹사로 이뤄졌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