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라더니…입주 앞둔 새 아파트가 헐값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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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둔 '매교역 푸르지오SK뷰' 가보니…
금리 직격탄 맞은 수원 입주장
전·월세 매물 900개 넘게 쌓여
전용 84㎡ 전세 한달새 '반토막'
집주인들 자금 마련 '조급'

오는 29일 입주를 앞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매교역 푸르지오SK뷰'(3603가구).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활발해야 할 거래가 되레 잠잠했다. 물량이 쌓이면서 전세·매매 가격도 한 달 새 억 단위로 내렸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와 가격 추가 하락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래가 쉽사리 맺어지지 않고 있다.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매교역 푸르지오SK뷰'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3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5억~6억원대 거래됐던 물건이다.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전용 59㎡도 한 달 전 4억원대 초반이었는데 최근엔 2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한 달 새 적게는 1억원, 많게는 2억원 넘게 내린 것이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이 단지 전·월세 계약은 전날 기준 919건에 달한다. 전체 단지 수의 4분의 1이 임대차 매물로 나왔다.
입주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잔금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셋값을 내리고 있단 설명이다. 매교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조급한 마음에 급전세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일부 실수요자는 집주인들이 급한 것을 알고 전셋값을 수천만원 조정해줄 수 있느냐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매교역 푸르지오SK뷰'에 이어 팔달6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2586가구)도 내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두 달 새 6189가구에 달하는 '공급 폭탄'과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내리길 기다리고 있단 설명이다.
단지 인근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매교역 푸르지오SK뷰' 공급 영향이 가시기도 전에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 입주할 예정"이라며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공급이 계속되니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거래를 더 하지 않으려 한다. 당분간 전셋값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수원이 포함된 경부 2권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90.3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27일) 99.1로, 100 아래로 내려온 뒤 30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고 있다는 것은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는 집주인이 더 많단 뜻이다.
매물도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월세 물건은 2651건이다. 월초 2273건보다 378건(16.63%) 증가했다. 연초 464건보다는 4배(2187건) 넘게 불어났다.
수원=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