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價 급등에 '슈퍼랠리' 탄 OCI [기업 인사이드]

사진=OCI 홈페이지
국내 유일의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가 지난해부터 태양광·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은 ‘슈퍼 랠리’로 연이은 호실적을 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료=OCI
OCI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51억원, 영업이익 1810억원을 올렸다고 26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5%, 8.8% 증가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약 19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말레이시아에 있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이 정비에 착수하면서 풀가동 대비 30% 가량 생산·판매량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우현 OCI 부회장(사진)은 이날 온라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와 “폴리실리콘 설비 정비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금리 상승 등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했다”면서도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전지의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다.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당 30달러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5달러) 대비 8배 가까이 올랐다.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 손익분기점(BEP)은 ㎏당 7~8달러다. 폴리실리콘 사업(베이직케미칼) 매출은 올 2분기 OCI 전체 매출의 36.7%를 차지한다. 폴리실리콘 사업 이익률은 29%에 달한다.OCI는 올 하반기에도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증설물량이 서서히 시장에 반영되고 있지만 수요를 해소하기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중국 업체들이 하반기부터 설비 정비에 들어가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물량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OCI는 2020년 초 국내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중단한 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만 연간 3만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 세계 7위다. 지난 6월 말 3만5000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 ‘디보틀네킹’(공정개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수익성도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치솟은 폴리실리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달 초 주당 14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26일 10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