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경찰국 신설' 두고 전면전

권성동 "어떤 항명도 용납못해"
박홍근 "국기문란 자초한 건 尹"
여야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과 이에 대한 경찰의 집단 반발을 두고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 내 집단행동을 ‘일부 정치경찰의 항명’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기문란을 자초한 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에 대한 경찰의 집단 반발과 관련해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총을 쥐고 있는 공권력”이라며 “그 어떤 항명과 집단항명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경찰국 신설 대신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통해 민주적 통제를 받겠다는 경찰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인 김호철 국가경찰위원장 등을 거론하며 “현재 경찰위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 민변의 통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61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일부 극단적 정치경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어져 온 ‘권력 독점’에 취해 최소한의 행정적 감독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원내대책회의도 취소하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 총출동해 ‘윤석열 정권 경찰 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찰들이 ‘하나회 쿠데타’ 같은 발상을 하는 게 아니다”며 “대통령의 측근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야말로 ‘행정쿠데타’ 같은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정부조직법 어디에도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경찰 치안감 인사 논란 때 ‘국기 문란’이라고 지적했던 점도 거론하며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했으면 이런 상황이 왔겠나”라고 반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