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야 대정부질문서도 '경찰국 신설' 충돌…'감세론' 공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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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경제 어려운데 경찰국 시급한가" 한총리 "많은 국민이 필요하다 생각"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 부자와의 동행" vs "사과해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 정국이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26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찰국 신설이 국정의 급선무인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정부 측은 경찰 조직 관리를 위해 경찰국 신설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섰다.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야당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자들에 대한 감세 혜택이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여당은 중소·중견기업과 중하위 계층에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 野 "경찰 없어서 경제 관리 안 되나", 한총리 "검찰국 같은 조직 있어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경찰국 설치가 그렇게 시급하고 중대한가"라며 "경찰이 없어서 경제 관리가 안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3고(高) 경제위기가 닥쳤는데 이와는 거리가 먼 경찰국 설치를 추진하는 정부의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한 총리는 "과거 경찰 업무를 관장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만큼 검찰청 업무를 지원하는 법무부의 검찰국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라고 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이 장관이 상당히 실언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표현이 과했으니 철회하라'고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총리는 "(회의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위반한 것은 상명하복의 조직인 경찰이 정말 잘못한 일"이라면서도 '표현이 과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경찰이 쿠데타를 위해 모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 과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을 향해 고성으로 "경제 분야 질문을 하라"고 다그치자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 '尹정부 대대적 부자감세' 지적에 추경호 "중소·중견기업에도 대대적 감세"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도 여야의 시각은 엇갈렸다.
정부 측은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만 감세한 것이 아니고 중소·중견기업에도 대대적으로 감세했다"라며 "소득세도 개편해 중하위 소득구간 분들도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배려했다"라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법인세를 내렸고, 유일하게 (법인세를) 올린 정부가 문재인 정부"라며 "(법인세 인하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가 대기업에 대대적인 혜택을 주는 '부자감세'라고 일관되게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세금·재정을 통한 불평등 개선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여서 증세가 필요하나 윤석열 정부는 거꾸로 부자감세 정책을 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강령에 박혀 있다는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에 불과하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익숙한 대로 부자와의 동행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질문자로 나선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다'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한 데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장내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 국제경제 분석도 상이…"中 경제 꼬라박아" vs "요란하게 자극할 필요 있나"
정부 측과 야당은 국제경제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도 판이했다.
한 총리와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특히 대중(對中) 경제와 관련한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간다'고 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의 발언을 두고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라면 이를 줄이면 되지, 요란하게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저는 중국 경제가 거의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중국에 대한 앞으로의 수출 포텐셜(잠재력)이 과거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미중 패권경쟁 중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진영논리, 이념외교가 국익에 도움이 되나"라고 묻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거리를 두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에 참여할 것을 한국에 요청했다는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미국은 한 번도 공개적으로 이것(칩4)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적 없다"라며 "국제 조직에 들어가는 것을 잘 따져야겠지만, 이념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 부자와의 동행" vs "사과해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 정국이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26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이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찰국 신설이 국정의 급선무인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정부 측은 경찰 조직 관리를 위해 경찰국 신설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섰다.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야당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자들에 대한 감세 혜택이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여당은 중소·중견기업과 중하위 계층에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 野 "경찰 없어서 경제 관리 안 되나", 한총리 "검찰국 같은 조직 있어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경찰국 설치가 그렇게 시급하고 중대한가"라며 "경찰이 없어서 경제 관리가 안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3고(高) 경제위기가 닥쳤는데 이와는 거리가 먼 경찰국 설치를 추진하는 정부의 기조를 비판한 것이다.
한 총리는 "과거 경찰 업무를 관장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만큼 검찰청 업무를 지원하는 법무부의 검찰국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라고 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이 장관이 상당히 실언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표현이 과했으니 철회하라'고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총리는 "(회의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위반한 것은 상명하복의 조직인 경찰이 정말 잘못한 일"이라면서도 '표현이 과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는 "경찰이 쿠데타를 위해 모인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 과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을 향해 고성으로 "경제 분야 질문을 하라"고 다그치자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 '尹정부 대대적 부자감세' 지적에 추경호 "중소·중견기업에도 대대적 감세"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도 여야의 시각은 엇갈렸다.
정부 측은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만 감세한 것이 아니고 중소·중견기업에도 대대적으로 감세했다"라며 "소득세도 개편해 중하위 소득구간 분들도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배려했다"라고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법인세를 내렸고, 유일하게 (법인세를) 올린 정부가 문재인 정부"라며 "(법인세 인하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법인세 인하가 대기업에 대대적인 혜택을 주는 '부자감세'라고 일관되게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세금·재정을 통한 불평등 개선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여서 증세가 필요하나 윤석열 정부는 거꾸로 부자감세 정책을 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강령에 박혀 있다는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에 불과하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익숙한 대로 부자와의 동행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질문자로 나선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약자와의 동행은 사기다'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한 데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장내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 국제경제 분석도 상이…"中 경제 꼬라박아" vs "요란하게 자극할 필요 있나"
정부 측과 야당은 국제경제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도 판이했다.
한 총리와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특히 대중(對中) 경제와 관련한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간다'고 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의 발언을 두고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라면 이를 줄이면 되지, 요란하게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저는 중국 경제가 거의 '꼬라박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중국에 대한 앞으로의 수출 포텐셜(잠재력)이 과거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미중 패권경쟁 중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진영논리, 이념외교가 국익에 도움이 되나"라고 묻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거리를 두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4'에 참여할 것을 한국에 요청했다는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미국은 한 번도 공개적으로 이것(칩4)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적 없다"라며 "국제 조직에 들어가는 것을 잘 따져야겠지만, 이념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