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탈락 사건' 조명우 총장 연임 도전…교수회·총동창회 즉각 반발

지난해 8월 인하대 학생들이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학교 점퍼를 전시하는 ‘과잠시위’를 하고 있다. 한경DB
조명우 인하대 현 총장이 차기 총장직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하대교수회와 총동창회의 반발이 거세다.

인하대교수회와 총동창회는 26일 오후 조명우 총장의 차기 총장 후보 등록에 반발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차기 총장 후보 신청의 마감일이었던 7월 22일이 금요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틀 만에 대학의 관련 단체(모임)가 공식적으로 조 총장의 출마를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인하대는 제16대 총장(2022~2026년)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교수회(총동창회)는 입장문에서 “연이은 불미스러운 사태와 비극적 사건에 대해 실무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조명우 총장이 연임을 위해 총장추천위원회에 신청 등록했다는 사실에 대해 교수회와 총동창회는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불미스럽고 비극적인 사건은 지난해 1월에 있었던 대학 건물(4호관)의 화재, 8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의 탈락, 이달에 발생한 학생 사망사건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최고 경영자인 현 총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대학의 명예 실추와 인명피해 사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면 안된다는 게 교수회 측 주장이다.

지난해 정부의 일반재정 지원사업 대상 대학에서 탈락했을 당시 총장 퇴진 문제는 '선 수습 후 책임' 분위기에 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에 조명우 현 총장은 정해진 임기를 마치게 됐다.교수회는 이에 대해 “현 총장은 사태 수습이라는 미명 하에 끊임없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전가해 왔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주어진 임기를 다할 수 있도록 용인한 인하대 구성원과 지역 시민사회의 인내심을 오히려 자리 보전에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 대학 모 교수는 “현 총장의 차기 총장 후보 출마는 대학 구성원과 지역 시민사회의 호의에 대한 무시”라며 “대학의 책임 있는 경영자·교육자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총동창회 관계자도 “조명우 총장은 총장 후보를 사퇴하고 차기 총장이 대학 운영을 일신하여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교수회와 총동창회는 현 총장의 연임 도전에 대한 입장문을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법인사무국에도 전달했다.

인하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달 안에 총장 후보 신청자 7명 중 예선 통과자 5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다음달 9일 복수의 최종 후보를 선정해 정석인하학원에 추천할 계획이다. 재단 이사회는 총추위가 추천한 후보들 가운데 1명을 신임 총장으로 확정하게 된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장 1명, 학교법인(재단) 4명, 인하대 교수 4명, 총동창회 1명과 외부위원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현 조명우 15대 총장의 임기는 오는 8월 말이다.교수회와 총동창회는 총추위가 복수의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 전인 8월 2일 총장 후보자 공청회를 연다. 공청회에서는 후보들에게 대학 현안의 해결책과 미래 발전계획 등을 질문하게 된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