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이란 얼마나 어려운가…영화 '멋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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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야쿠자가 아니야."
13년간 수감생활을 한 미카미(야쿠쇼 고지 분)는 교도소를 떠나는 버스에 앉아 혼잣말을 한다.
열네 살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드나든 미카미는 13년 전 부인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던 차에 살인사건에 휘말려 여섯 번째 감옥에 갔었다. 이번에는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
당장 의식주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전과자 딱지가 붙은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다.
만료된 운전면허라도 되살려보려고 다시 시험을 보지만 운전대는 이제 낯설기만 하다. 미카미의 삶이 멈춰있는 사이 세상은 각박해졌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요시자와(나가사와 마사미)가 어릴 적 그를 버린 어머니를 찾을 기회라며 접근한다.
그러나 요시자와는 전직 베테랑 야쿠자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찍는 데만 관심이 있다.
젊은 시절 혈기가 여전한 미카미는 선량한 시민이 폭력을 당하면 주먹을 쓴다. 그러나 미카미의 정의는 기만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설 곳이 없다.
영화는 사회에 정착해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미카미의 노력을 담담한 시선으로 비춘다.
미카미가 관객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를 둘러싼 사회가 너무나도 각박하고 계산적이어서다.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절도범으로 의심받고,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살며 멸시를 당한다.
온몸이 문신과 칼자국으로 가득찬 미카미는 사회의 이러한 편견 탓에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진다. 영화는 미카미가 감옥에서 매일 생각했다는 바깥세상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멋진 세계'인지 묻는다.
그러나 전과자를 향한 주변의 시선을 고발하는 것만이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미카미가 물건을 훔쳤다고 의심한 가게 주인은 이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의 친구가 된다.
요시자와의 의뢰로 다큐멘터리 촬영에 나선 쓰노다(나가노 다이가)는 처음에 미카미를 무서워했다.
그러나 그를 따라다니며 인간미에 매료된 끝에 미카미의 삶을 글로 남기기로 한다. 영화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야쿠쇼 고지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니시카와 미와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와 소설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해왔지만, 이번 작품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은 사키 류조의 소설 '신분장'을 원작으로 했다. 8월 11일 개봉. 126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
13년간 수감생활을 한 미카미(야쿠쇼 고지 분)는 교도소를 떠나는 버스에 앉아 혼잣말을 한다.
열네 살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드나든 미카미는 13년 전 부인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던 차에 살인사건에 휘말려 여섯 번째 감옥에 갔었다. 이번에는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너무 많이 달라졌다.
당장 의식주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전과자 딱지가 붙은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없다.
만료된 운전면허라도 되살려보려고 다시 시험을 보지만 운전대는 이제 낯설기만 하다. 미카미의 삶이 멈춰있는 사이 세상은 각박해졌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요시자와(나가사와 마사미)가 어릴 적 그를 버린 어머니를 찾을 기회라며 접근한다.
그러나 요시자와는 전직 베테랑 야쿠자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찍는 데만 관심이 있다.
젊은 시절 혈기가 여전한 미카미는 선량한 시민이 폭력을 당하면 주먹을 쓴다. 그러나 미카미의 정의는 기만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설 곳이 없다.
영화는 사회에 정착해 평범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미카미의 노력을 담담한 시선으로 비춘다.
미카미가 관객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를 둘러싼 사회가 너무나도 각박하고 계산적이어서다.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절도범으로 의심받고,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살며 멸시를 당한다.
온몸이 문신과 칼자국으로 가득찬 미카미는 사회의 이러한 편견 탓에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진다. 영화는 미카미가 감옥에서 매일 생각했다는 바깥세상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멋진 세계'인지 묻는다.
그러나 전과자를 향한 주변의 시선을 고발하는 것만이 영화의 목적은 아니다.
미카미가 물건을 훔쳤다고 의심한 가게 주인은 이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의 친구가 된다.
요시자와의 의뢰로 다큐멘터리 촬영에 나선 쓰노다(나가노 다이가)는 처음에 미카미를 무서워했다.
그러나 그를 따라다니며 인간미에 매료된 끝에 미카미의 삶을 글로 남기기로 한다. 영화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야쿠쇼 고지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니시카와 미와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니시카와 미와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와 소설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업해왔지만, 이번 작품은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은 사키 류조의 소설 '신분장'을 원작으로 했다. 8월 11일 개봉. 126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