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본능과 이성, CBDC와 자율주행차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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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초 인플레이션, 미국 CBDC 게임 체인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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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디지털 혁명시대에도 인간은 본능과 이성사이에서 계속 고민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뽐내려는 인간 본능에 선택받을까? 필자는 여성 노인이 밀고 다니는 '보조 보행기'가 훨씬 더 비싼 브랜드 제품이 나오리라 예상한다.

또 미국 등에 뒤처진 자율주행차에 무리하게 한국이 쫓아갈 필요가 있을까? 글로벌 초인플레이션 시대에 고물가를 잡으려면 기존 통화(금리)와 재정정책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미국과 한국의 CBDC는 일거에 통화량을 흡수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 자연 생명체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자연 생명체의 최종 목적은 오직 하나 생명 개체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다. 종족 번식이다. 이를 위하여 의식적인 설계가 아니라 맹목적인 과정으로 종족 전파에 유리한 유전적 특징은 살아남은 반면 그렇지 않은 특징은 사라졌다. 본능이고 진화다. 로버트 라이트는 '불교는 왜 진실인가: 진화심리학으로 보는 불교의 명상과 깨달음'에서 이를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했다.

인간의 식욕, 쇼핑, 성욕 등 모든 행위가 종족 본능을 위한 과정 중 하나라 한다. 이성 접촉을 통한 쾌락은 물론이고 특정 상대방에 금방 싫증 나게 하고 대상을 바꿔 충동을 느끼게 한다는 추론이다. 이를 인간은 도파민 등 호르몬을 통하여 조절한다는 주장이다. 뇌 과학이다.

자연선택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길 원할 뿐이다. 종족 번식을 위해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게 만드는 방법은 쾌락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로 높이는 한편, 쾌락 자체는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 사회는 본능대로 유지할 수 없어 인간이 이성으로 통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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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되어 모여 살게 되었다. 진화심리학에서 정리한 본능대로 사회적 동물로 살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인간은 본능에 맞서 도덕, 규칙, 법 등을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질서를 잡았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이성의 질서와 종족 본능이라는 설계된 알고리즘대로 작동하는 본능 사이에서 늘 좌절하며 고민했다.

종교, 특히 불교에서는 본능을 미망(迷妄)이나 허상(虛像)이라 하여 죽비로 내리치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본능과 이성을 다양한 의식으로 설명했다. 무수한 철인, 현인을 포함한 특출한 성인들이 사서오경 등 각종 경전을 통하여 이 문제를 설명하며 올바를 길을 알려 주려 노력했다.
필자는 생명체의 종족 본능 자체를 거부하고 저항하고 싶지만 그 이상을 설명할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공감한다. 신(神)의 영역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는 인간 생각의 한계다. 그런데 최근에는 과학 또는 뇌(腦) 과학이라는 영역에서 본능과 이성 문제를 다룬다. 하여튼 인간은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공통의 목적인 생존, 생존의 지속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지속 생존하면서 불편함과 자유와 행복을 키우기 위하여 자연법칙을 파악하여 수많은 지적 활동의 산물로 기술과 과학을 발전시켜왔다. 문명이다.

문명은 인류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발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종족 본능을 위한 주요 목적인 이성을 찾고 선택하는 수단을 확보하기 위하여 비슷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마크 저커버그 등이 처음 페이스북(메타로 이름 변경)을 만든 목적은 적합한 이성을 쉽고 빠르게 찾기 위함이다.

▲ 기능은 비슷한데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운동화의 재질, 제작 방법, 기능은 유사하지만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몇 배 차이가 난다. 차별을 나타내려고 하는데 이 역시 본인의 허영이나 기호(嗜好)라고 말할 수 있지만 결국 우수한 상대를 찾으려는 종족 본능의 DNA가 작동한 편이 크다. 자동차 역시 이성을 선택하는데 유용하고 중요한 수단이다. 여성을 유혹할 때 쓰는 '야타'라는 말이 있는데 기름을 적게 먹는 소형차라면 곤란하다.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가 대세를 이루면 지금처럼 브랜드에 따라 차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다.

사람이 아니라 AI 등으로 자율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는 별로 차별성이 없다. 오히려 고령화 시대에 여성 노인들이 밀고 다니는 '보조 보행기'가 자율주행차 보다 더 비싼 브랜드 제품이 많이 나온다. 왜냐하면 기능이 아니라 분명하게 재력의 차이를 식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율 주행차가 대세를 이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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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이재완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연구교수는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 없이 공유하면 된다. 차를 공유하면 주차공간도 확보되고 거리의 자동차가 줄어드니 교통체증 완화는 물론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자율 주행차 상용화 시대가 오면 오히려 자동차 시장 수요, 보험시장, 주차공간 수요는 줄어든다. 자동차는 공유경제의 주요 품목이 되어 필요하면 불러서 사용하게 되고 이에 따라 주차장 수요도 비례하여 줄어든다. 자동차 사고가 줄어 자동차 보험시장 역시 감소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정비업, 버스 등 운전 근로자도 줄어든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 제조사는 소유와 공유의 사이에서 신문이나 월간지처럼 자동차 '구독'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 이동·운송 수단 모빌리티 초 융복합은 필연

융합이란 서로 다른 성질이나 물질을 이용해 하나의 시너지를 얻는 것이고, 복합이란 같거나 유사한 성질이나 물질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 둘을 합치면 융·복합(Convergence)이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이종 기술이 융합·복합하는 초융복합화 시대다.

자동차, 드론,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의 플라잉 카 또는 수직이착륙기(VTOL,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 배는 같은 멀티 모빌리티 수단으로 통합 또는 복합화한다. 자동차를 포함한 배, 비행기 등 모든 이동·운송 수단의 기술, 소재, 구조, 원리는 비슷하다.

엔진과 배터리 등 동력 장치, 동체(보디)를 이루는 프레임과 각종 신소재다. 용도에 따라 크기, 기능에 맞추어 별도의 개별 기술과 소재가 다를 뿐이다. 사실상 모두 드론이고 로봇이며 몸체가 다른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다. 또 이를 작동하는 일은 모두 통신과 컴퓨터(반도체), 데이터, 인공지능, 에너지(수소 전기, 리튬전지)다.

지금도 드론과 플라잉 카의 차이는 조종사 유무로 판단하는 정도로 수년 안에 별 차이가 없어진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모빌리티 산업 시장은 전 세계 GDP의 약 20% 이상인 20조 달러 수준이 될 전망한다. 한화로 약 2경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한국 GDP의 약 14배 수준이다. 이는 우리가 멀티 모빌리티 시장으로 투자 관점을 확대하여야 한다는 말의 근거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이 길게 보면 아둔한 일이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에서는 1,0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면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지만, 국내는 정형화된 노선의 30여 대의 자율주행차만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성장 중인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뒤처진 현실이다.

자동차산업 연합회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6,565억 달러(약 815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20년 시장 규모가 70억 달러인 것으로 봤을 때 자율주행차 산업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한국의 자율주행차는 아직 정부의 관심과 인프라 확대 등의 지원이 낮을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도 미흡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은 뒤처진 자율주행차 시장에 후발 주자로 허덕이지 말고 UAM 등 멀티 모빌리티 시장에 선제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빌리티의 초융복합화는 먼 일이 아니고 조만간 현실이 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 하나로 승부를 보려고 몰빵(표준어 몰방, 沒放)하면 반드시 후발 멀티 모빌리티에 시장을 넘겨주어야 한다. 뻔히 보인다.

▲ 글로벌 초인플레이션 시대 터널에 들어섰다. 디지털 달러 발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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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에 더하여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 부족까지 보태졌다.

또 1991년 소련 붕괴 후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를 유지하다가 중국의 도전과 코로나로 다극 체제를 원하는 나라가 많아지게 되었다. 32년 유지한 미국 중심의 자유무역체제 등 글로벌 질서가 흔들리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어 고물가·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3%,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로 아직 정상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금리는 치솟고 있고, 현재 1.75%로 같은 한·미 기준금리는 조만간 역전이 된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해외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경기침체까지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전통적인 통화(금리)와 재정정책으로 글로벌 초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화폐개혁 이상의 강한 충격을 주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최근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 통화정책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CBDC의 선진화 방안을 의회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CBDC 도입에 대한 연준의 다음 조치를 묻는 질문에 “국가로서 반드시 탐구해야 할 일”이라며 “당파적인 일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답했다. 이어 “(CBDC의 도입은)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금융 혁신”이라고 덧붙였다.

또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의 발행 주체에 대해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달러가 되길 원치 않는다”며 “디지털 달러가 발행된다면 사적인 돈이 아니라 정부가 보증하는 돈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CBDC 발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디지털 달러 발행을 추진한다는 발언에 가깝다. 한국은행 역시 CBDC 2단계 모의실험이 끝나가고 있다.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기존 통화량은 일시에 급속하게 줄일 수 있다. 물가는 바로 잡히게 된다. 그동안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나 한국은 수직적 익명성 보장, 중국의 디지털 위안의 추이, 기존 달러의 기축 통화 위상의 변화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CBDC 발행은 그야말로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경제의 흐름, 인플레이션의 게임 체인저가 된다. 루나 코인 등의 영향으로 몰락에 가까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은 급격하게 시장이 축소된다.

자율주행차의 대표주자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이더리움, 도지 코인 등 가상화폐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의 시장 역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자율주행차는 멀티 모빌리티의 시장을 여는 역할을 하지만 독자적인 시장으로 성장하는데 큰 걸림돌이 많다. 아울러 글로벌 초 인플레이션 시대 가상화폐 시장 몰락과 미국의 디지털 달러 발행 가능성은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 큰 변수로 등장하는 예측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저고도 항공, 드론 등 멀티 모빌리티 산업에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 기술 개발, 투자,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지혜로운 기업과 나라에는 위기 속에 언제나 기회가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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