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광산기업 '역대급 실적' 예고에도…시장선 "마지막 불꽃"

"전쟁 이후 급등했던 원자재값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세 가속"
글로벌 광산주들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속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이득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짝 호실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우려가 짙어지며 원자재 가격이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26일(현지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과 BHP, 글렌코어, 리오틴토 등 글로벌 ‘빅4’ 광산기업이 올해 상반기 250억달러(약 33조원)의 현금 수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영국 광산업체로 철광석과 구리, 다이아몬드, 니켈, 백열계열금속(PGM) 등이 주 품목이다. BHP는 호주 글로벌 자원 기업으로 철광석 구리 등을 채굴 및 판매한다. 글렌코어는 스위스 기업으로 세계 1위 코발트 생산업체다. 테슬라와 GM 등에 원자재를 공급한다. BHP의 최대 경쟁사로 불리는 리오틴토는 영국의 광산 및 금속 회사다.

이들의 주 상품인 구리 등 금속 원자재는 전쟁 발발 직후 가격이 급상승했다. 러시아가 금속 원자재 주요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구리는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3월 t당 1만600달러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가격이 꺾이기 시작했다. 광산기업들도 주 수입원의 가격이 낮아지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HP와 리오틴토의 주요 상품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t당 140달러대에서 현재 110달러로 약 21% 떨어졌다. 전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인 장 세바스찬 자크는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상황에서의 원자재 가격 하락은 최근 20년 동안 광산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던 현상”이라며 “매우 까다로운 상황으로 산업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