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냐 경기냐…기로에 선 韓銀
입력
수정
지면A1
기대 인플레이션 4.7% '최고'한국은행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7%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1년 뒤 민간소비가 최대 0.15%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온 한은이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한은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달보다 0.8%포인트 급등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 1~3월만 해도 2%대였는데 4~6월 3%대로 높아진 데 이어 7월엔 4%대 후반으로 뛰었다.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폭(0.8%포인트)도 역대 최대였다. 한은이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았지만 물가 상승 심리를 꺾지 못한 것이다.
"기준금리 0.25%P 오르면
민간소비 최대 0.15% 감소"
이런 상황에서 민간소비와 투자는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쌓이면서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이 발표한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1년 뒤 최대 0.15%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지난해 7월 연 0.5%이던 기준금리를 연 2.25%까지 끌어올렸다. 산술적으로 보면 그동안의 한은 금리 인상 여파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1.05%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은 한국경제학회 설문조사에서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