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ESG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한경ESG]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한 ESG 브랜드 조사 결과를 커버 스토리로 공개합니다. 3개 부문 36개 항목에 걸쳐 소비자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올해 조사에선 ESG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결과를 통해 소비자들이 ESG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0명 중 7명이 ‘ESG’라는 용어를 들어봤거나 내용을 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는 내용을 정확하게 안다는 응답이 10%를 넘습니다. 20대와 30대는 단순히 공감을 넘어 적극적 참여 의사도 강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성향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합니다.그런데 ESG 기업을 대하는 20~30대의 태도는 조금 당혹스럽습니다. ESG 경영을 잘하면 기업에 신뢰감이 생긴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이 50대나 60대 이상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낮기 때문입니다. 이미지가 좋아진다, 응원하고 싶어진다, 해당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다는 문항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발견됩니다. ESG를 누구보다 잘 알고 참여하고 싶어 하지만, ESG 기업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유보적입니다. 오히려 냉랭해 보입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여기서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기업들이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진정성을 갖고 제대로 하는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SG 브랜드 조사를 실시한 이유는 소비자가 ESG를 이끌어가는 중심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ESG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제대로 작동하려면 소비자들이 ESG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ESG 기업이 돈을 더 잘 버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ESG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가 없다면, 기업도 ESG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이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입니다. 어떤 기업이 진짜 ESG를 잘하는지, 어떤 제품이 진짜 ESG 제품인지 소비자들이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연재 칼럼 필자인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은 ‘ESG, 정말 사기인가? ESG가 작동하기 위한 3가지 조건’을 통해 라벨링제도를 제안합니다. 핵심은 진정성과, 그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장승규 한경ESG 편집장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