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CEO들, 유럽서 친환경시멘트 벤치마킹

폐플라스틱 등을 통한 유연탄 대체율 독일은 70%넘어
시멘트 제조 공정의 패러다임 바꿀 신기술도 선보여
맨오른쪽부터 전근식 한일시멘트 대표, 임경태 아세아·한라시멘트 대표,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쌍용C&E 대표), 페테틴 비카시멘트 사장, 강태진 서울대 명예 교수. 사진 맨 왼쪽부터 김상규 성신양회 대표, 김진만 공주대 교수, 이창기 한국시멘트신소재연구조합 이사장. 한국시멘트협회 제공
이현준 쌍용C&E 대표(한국시멘트협회장)와 전근식 한일시멘트 대표, 임경태 아세아·한라시멘트 대표, 김상규 성신양회 대표 등 시멘트 업계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유럽을 방문해 친환경시멘트 생산시설을 탐방했다. 유럽시멘트업계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시멘트업계는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재활용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9일~16일, 주요 시멘트업체 대표와 이현준 회장 등 협회 임직원,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유럽시멘트업계의 초청으로 개최한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위한 한국-EU 시멘트산업 교류회' 참석차 유럽(EU)의회, 유럽시멘트협회(CEMBUREAU) 및 시멘트 생산현장 등 3개국(벨기에, 독일, 프랑스)을 방문했다고 밝혔다.코엔 코펜홀 유럽시멘트협회장은 직접 브리핑에 나서 유럽시멘트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대응 현황을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유연탄 등 연료 및 원료에 대한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대체율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 아직 30%대에 불과하지만 독일은 평균 70%이고 상당수 공장은 이미 100%를 달성하고 있다. 코엔 회장은 방문단과 회의에서 한국의 시멘트업계가 유럽시멘트업계의 순환자원 재활용 경험을 잘 활용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순환자원 재활용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인식과 악의적인 공격에 휘말려 고도화는 커녕 안정적 기반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유럽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산현장 방문도 이뤄졌다. 벨기에 비세에 위치한 라일락 CCS공장에선 시멘트 제조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을 선보였다. 탄소포집을 위해 부가적인 에너지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오염되지 않는 저탄소 기술이다. 프랑스 리옹 근교에 위치한 비카(VICAT)시멘트의 경우 탄소중립을 향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공개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유럽은 이미 시멘트를 통해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마친 상태"라며 "EU정부도 시멘트 산업으로부터 발생하는 탄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CCUS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70조원 지원을 예고하는 등 한국보다 더 나은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김진만 공주대 교수(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공동위원장)는 "유럽은 시멘트산업을 통한 순환자원 재활용이 안정화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혼합시멘트 확대 등 탄소중립형 시멘트산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선 불필요한 유해성 논란이 시멘트업계의 발목을 잡아 탄소중립 기한까지 시간 확보는 물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현준 협회장은 "탄소중립 방향에 대해 유럽 시멘트업계가 순환자원 재활용, 저탄소시멘트 생산, CCUS탄소 포집 기술 등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로 적극 대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안전확보 시설 및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