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프로] "약세장에선 고스톱 하듯 대응해야…패 안좋으면 쉬어라"
입력
수정
한경스타워즈 우승자가 말하는 약세장 투자법①
-2020년 하반기 스타워즈 우승자 정원호 KB증권 강동지점장
"약세장엔 자산다변화가 답…미국에 60%
시장에 순응하고 욕심내지 말아야""약세장은 고스톱 하듯 대응해야 합니다.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면 손실을 최소화 하고, 패가 좋지 않다면 쉬어야 하며, 얼마 없는 기회가 온다면 과감하게 수익실현을 해야 합니다."
'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원호 KB증권 강동지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지점장은 스타워즈 우승 당시 누적 수익률 42.64%로 압도적 1등을 차지했었다. 정 지점장은 "시장에 순응한 것이 우승의 비결이자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조건일 것"이라고 답했다. 스타워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결부터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조건,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 등 투자자들이 궁금할 만한 내용을 모두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5년차 증권맨으로 15년 간 법인영업세일즈 업무를 했습니다. 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 제1회 KB증권 임직원 해외주식 실전투자대회에서도 1위를 수상했습니다."▷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에선 어떻게 우승을 하실 수 있었나요? 대회 기간 실수는 없었습니까?
"대회 초반엔 우량주 위주의 실적호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초반 2주간 수익률이 -10%로 급락했습니다. 더 이상의 수익률 하락은 탈락을 의미하기에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공모가 대비 낙폭이 큰데 기술수출 등 비전은 괜찮은 바이오 공모주를 담았습니다. 바이오는 약세장에서 수급이 괜찮을 것이란 판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모주가 세 달 만에 열 배가 올라 전체 수익률까지 플러스 반전시키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테마로 묶이는 공모주에 뇌동매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랬더니 40% 넘겼던 수익률이 금세 절반이 깎였습니다. 이후 우량주 투자 등으로 수익률이 다시 40%대를 회복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습니다. 투자철학을 어기고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그 때 배웠습니다."
▷우승 당시 시장 상황과 지금 시장 상황은 반대입니다. 상승장 투자에 강한 사람과 약세장 투자에 강한 사람의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요즘 시장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약세장 투자에 강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개인들의 경우 공매도 전략이 쉽지 않고, 강세장과 달리 하락한 종목을 냅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수익률이 회복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지난해 하반기 약세장의 답을 미국시장에서 찾았고 40% 이상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보합이었지만 S&P500지수는 25% 상승하면서 포트폴리오 70% 이상을 미국시장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올해도 미국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을까요?
"올해도 경제성장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인 미국의 증시가 상대적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고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투자자들에게도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미국에 두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워낙 투자 접근성과 투명성이 떨어지는 시장인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기록한다고 보면 이젠 성장률 측면에서도 큰 매력이 없다는 판단입니다."▷한국 증시는 어떻게 보십니까? 부진한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한국은 수출주도형 경제입니다. 그래서 주가상승률도 경제가 회복국면에서 성장국면으로 접어들 때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올해는 크게 상승해도 2800선이 고비라고 봅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작년 6월 고점 대비 직전 저점까지 1년 동안 35% 급락했다는 점에서 저점은 어느정도 확인한 것 같습니다. 반등 역시 이미 조금씩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시장의 변곡점을 가늠하기 위해 가장 눈여겨 보시는 지표 등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채권금리, 환율과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CPI의 경우 유가와 곡물가 하락을 감안하면 피크아웃될 가능성이 높고, 채권금리의 경우 향후 금리인상(연말 3.5% 내외)이 대부분 반영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 투자할 종목이나 업종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십니까?
"낙폭과대 실적호전주로 선별하시길 바랍니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모멘텀은 낙폭과대이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실적호전주로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조울증같은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약세장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스트레스의 분산과 다양한 시각의 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오랜기간동안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에게 더욱 냉철한 마인드컨트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높은 시장 변동가능성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시장에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려운 시장이 이어지다보니 시장을 떠나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시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요즘 8~9% 이자를 줍니다. 국고채나 회사채도 요즘 많이 사십니다. 금리가 오르는데 최근 채권금리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말까지의 금리 인상은 채권 금리에 다 반영된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채권은 금리가 내려갈 때 사면 매매이익(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비례)도 챙길 수 있습니다. 향후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매매이익이 나올 수 있단 겁니다. 만약에 그 기회가 없다고 하더라도 연이자 3%는 챙길 수 있습니다. 회사채도 1년 반 짜리가 4% 초반대의 이자를 주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를 잘하는 노하우를 알려주십시오.
"시장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해서 수익이 난 것이 아니라 시장이 도와주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약세장과 강세장을 넘나들고, 모멘텀과 펀더멘탈의 주도주 경쟁이 항상 일어나는 것이 주식시장입니다. 그렇게에 자신의 투자철학을 갖되, 유연한 자세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2020년 하반기 스타워즈 우승자 정원호 KB증권 강동지점장
"약세장엔 자산다변화가 답…미국에 60%
시장에 순응하고 욕심내지 말아야""약세장은 고스톱 하듯 대응해야 합니다.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면 손실을 최소화 하고, 패가 좋지 않다면 쉬어야 하며, 얼마 없는 기회가 온다면 과감하게 수익실현을 해야 합니다."
'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원호 KB증권 강동지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지점장은 스타워즈 우승 당시 누적 수익률 42.64%로 압도적 1등을 차지했었다. 정 지점장은 "시장에 순응한 것이 우승의 비결이자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조건일 것"이라고 답했다. 스타워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결부터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조건, 주식투자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 등 투자자들이 궁금할 만한 내용을 모두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5년차 증권맨으로 15년 간 법인영업세일즈 업무를 했습니다. 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 제1회 KB증권 임직원 해외주식 실전투자대회에서도 1위를 수상했습니다."▷2020년 하반기 한경 스타워즈에선 어떻게 우승을 하실 수 있었나요? 대회 기간 실수는 없었습니까?
"대회 초반엔 우량주 위주의 실적호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초반 2주간 수익률이 -10%로 급락했습니다. 더 이상의 수익률 하락은 탈락을 의미하기에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공모가 대비 낙폭이 큰데 기술수출 등 비전은 괜찮은 바이오 공모주를 담았습니다. 바이오는 약세장에서 수급이 괜찮을 것이란 판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모주가 세 달 만에 열 배가 올라 전체 수익률까지 플러스 반전시키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테마로 묶이는 공모주에 뇌동매매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랬더니 40% 넘겼던 수익률이 금세 절반이 깎였습니다. 이후 우량주 투자 등으로 수익률이 다시 40%대를 회복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습니다. 투자철학을 어기고 욕심을 내면 안된다는 것을 그 때 배웠습니다."
▷우승 당시 시장 상황과 지금 시장 상황은 반대입니다. 상승장 투자에 강한 사람과 약세장 투자에 강한 사람의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 요즘 시장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약세장 투자에 강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개인들의 경우 공매도 전략이 쉽지 않고, 강세장과 달리 하락한 종목을 냅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수익률이 회복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지난해 하반기 약세장의 답을 미국시장에서 찾았고 40% 이상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보합이었지만 S&P500지수는 25% 상승하면서 포트폴리오 70% 이상을 미국시장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올해도 미국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을까요?
"올해도 경제성장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축인 미국의 증시가 상대적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고 약세장을 이겨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투자자들에게도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미국에 두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워낙 투자 접근성과 투명성이 떨어지는 시장인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기록한다고 보면 이젠 성장률 측면에서도 큰 매력이 없다는 판단입니다."▷한국 증시는 어떻게 보십니까? 부진한 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한국은 수출주도형 경제입니다. 그래서 주가상승률도 경제가 회복국면에서 성장국면으로 접어들 때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올해는 크게 상승해도 2800선이 고비라고 봅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작년 6월 고점 대비 직전 저점까지 1년 동안 35% 급락했다는 점에서 저점은 어느정도 확인한 것 같습니다. 반등 역시 이미 조금씩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시장의 변곡점을 가늠하기 위해 가장 눈여겨 보시는 지표 등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채권금리, 환율과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CPI의 경우 유가와 곡물가 하락을 감안하면 피크아웃될 가능성이 높고, 채권금리의 경우 향후 금리인상(연말 3.5% 내외)이 대부분 반영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 투자할 종목이나 업종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십니까?
"낙폭과대 실적호전주로 선별하시길 바랍니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모멘텀은 낙폭과대이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실적호전주로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조울증같은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약세장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스트레스의 분산과 다양한 시각의 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오랜기간동안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에게 더욱 냉철한 마인드컨트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높은 시장 변동가능성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시장에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려운 시장이 이어지다보니 시장을 떠나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시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요즘 8~9% 이자를 줍니다. 국고채나 회사채도 요즘 많이 사십니다. 금리가 오르는데 최근 채권금리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말까지의 금리 인상은 채권 금리에 다 반영된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채권은 금리가 내려갈 때 사면 매매이익(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비례)도 챙길 수 있습니다. 향후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매매이익이 나올 수 있단 겁니다. 만약에 그 기회가 없다고 하더라도 연이자 3%는 챙길 수 있습니다. 회사채도 1년 반 짜리가 4% 초반대의 이자를 주고 있습니다."
▷주식투자를 잘하는 노하우를 알려주십시오.
"시장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해서 수익이 난 것이 아니라 시장이 도와주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약세장과 강세장을 넘나들고, 모멘텀과 펀더멘탈의 주도주 경쟁이 항상 일어나는 것이 주식시장입니다. 그렇게에 자신의 투자철학을 갖되, 유연한 자세로 시장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