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8월 빅스텝 가능성 낮아…0.25%P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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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우려에 속도내기 부담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오는 8월 2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7월에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만큼 8월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추경호 "금리역전 영향 제한적"
금통위원 취임한 신성환
"수십년 만에 중앙銀 난제 봉착"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서까지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0으로, 지난달(82)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월(76) 이후 최저다.하지만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7%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건 부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후 추가 빅스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금통위 때 말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취임한 신성환 신임 금통위원은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둔화 가능성, 자본유출 위험 등 함께 고려해야 할 상황이 산재해 있다”며 “중앙은행에 이처럼 난해한 과제가 주어진 것은 실로 수십 년 만”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한은이 고공행진하는 물가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감안해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도 지난 13일 빅스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당시 결정에는 미국의 추가 자이언트스텝까지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는 연 2.5%로 같아진다. 하지만 미국이 9월에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금리 격차는 또 벌어진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세 차례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있었지만, 외국인 투자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의 유출 규모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